지난 2월 유튜브 매체 '더탐사'의 강진구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함께 더탐사를 운영하고 있는 박대용 전 춘천MBC 기자. /뉴스1

‘열린공감TV’, ‘더탐사’ 등 극성 민주당 지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해온 이들이 후원자로부터 제냐 원단으로 만든 300만원 상당의 맞춤 정장과 버버리 티셔츠 등을 받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로 넘겨졌다. 열린공감TV는 이른바 ‘호텔 접대부 쥴리’ 의혹을, 더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고 집중적으로 다뤄온 채널이다.

1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해 중순까지 열린공감TV를 함께 운영했던 강진구 전 경향신문 기자와 박모 전 춘천MBC 기자, 운영진 3명 등 5명과 이들에게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맞춤 정장 등의 금품을 건넨 승려 임모씨를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에 넘겼다. 이들은 300만원짜리 정장 등을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영란법상 1회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으면 불법이다. 열린공감TV와 더탐사는 스스로를 ‘인터넷신문’이라고 관청에 등록해 직원들이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다.

조선닷컴 취재에 따르면, 평소 이들을 후원하던 승려 임씨는 지난해 4월쯤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한 고급 맞춤정장가게에 1500만원을 맡기고 당시 열린공감TV를 운영하던 강 전 기자와 박 전 기자, 운영진 3명 등 5명에게 각각 300만원 상당의 정장을 맞춰 주라고 요청했다. 가게 사장은 이들에게 연락을 돌려 정장을 맞췄다.

에르메네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는 맞춤 정장 업계에서도 손 꼽는 이태리 럭셔리 원단제조사이자 토털 패션 브랜드다. /제냐 홈페이지

이때까지만 해도 이 사실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해 6월 이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강 전 기자와 박 전 기자, 김씨·최씨 등 4명이 열린공감TV 대표를 맡았었던 정씨와 채널 방향성 문제로 갈등을 빚다 ‘더탐사’라는 유튜브 채널을 따로 만들어 운영에 나서면서다.

이후 양측의 폭로전 속에 제냐 맞춤 정장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이것이 당시 친민주당 진영에서 크게 화제가 됐고, 결국 한 시민의 신고로 국가권익위원회를 거쳐 경찰에까지 넘어갔던 것이다.

이들에게 정장을 선물한 승려 임씨는 “강 전 기자는 정장을 맞추며 300만원 짜리는 너무 비싸니까 150만원 짜리 2벌로 해주면 안 되냐고 가게 사장에게 부탁했다더라. 가게 사장이 ‘공임이 비싸서 그렇게 쪼개기는 어렵다’고 하자 그냥 300만원 짜리 1벌만 맞춰 갔다. 내가 그 얘기 듣고 가게 사장에게 돈을 추가로 보내 1벌 더 맞춰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전 기자는 몇 개월 지나 폭로전이 시작되자 지난해 8월 고교 교사인 아내와 함께 옷을 돌려주려고 날 찾아왔다. 그런데 내가 안 받았다”며 “거듭 정장을 돌려주려고 하길래 난 비구니라 남자 옷은 쓸 데가 없으니 ‘정장이랑 전에 드린 버버리 티셔츠는 가지시고, 아내용으로 사드린 65만원 짜리 버버리 머플러만 돌려 받는 것으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그게 끝인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강 전 기자는 여러 차례 연락에도 답을 하지 않았다. 박 전 기자는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서 즉답이 어렵다. 회사 구성원들과 곧 내용 정리해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답이 없었다.

[반론보도] <열린공감·더탐사 멤버들, 300만원짜리 ‘제냐 정장’ 받았다가 무더기 송치> 관련

본 신문은 지난 8월 14일자 사회면에 <열린공감·더탐사 멤버들, 300만원짜리 ‘제냐 정장’ 받았다가 무더기 송치>이라는 제목으로 더탐사 기자들이 후원자로부터 고가의 양복을 받아 김영란법 위반으로 송치됐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더탐사는 “기자들은 후원자로부터 양복 선물은 받지 않기로 하였고, 해당 양복은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선물로 준 것으로 알고 받았을 뿐이며, 양복은 논란 이후 회사 자산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