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한 승강장. /연합뉴스

지하철 열차에서 내리던 4살 남자아이가 승강장 틈 사이에 빠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20초 만에 큰 부상 없이 구조됐는데, 아이를 구한 건 약속이나 한 듯 온몸으로 합심한 시민들이었다.

사고는 27일 오후 1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일어났다. 대화 방면으로 가던 열차가 해당 역에 멈춰서고, 문이 열린 뒤 하차하던 A(4)군이 열차와 승강장 사이 폭 약 20㎝ 틈에 온몸이 빠져버린 상황이었다. 눈 깜짝할 새 벌어진 일에 객차 안에서는 함께 있던 A군 엄마의 비명이 울렸다.

그 순간 A군을 구하기 위해 나선 건 엄마의 비명을 들은 주변 승객들이었다. 이들은 먼저 지하철 문이 닫히지 않도록 온몸으로 양쪽 문을 막았다. 이어 A군이 빠진 틈 안으로 손을 뻗어 아이를 잡았고 그대로 끌어 올려 구조해냈다. 사고가 발생한 후 약 20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현장에 있었다는 한 목격자는 연합뉴스에 “지하철이 멈추고 문이 열렸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려 흉기 난동인 줄 알고 당황했다”며 당시 다급했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어 “다행히 승객들이 힘을 모아 아이를 바로 끄집어내 살렸다”고 덧붙였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고민 없이 손을 내민 시민들 덕분에, 열차가 장시간 지연되는 일도 피할 수 있었다. 당시 충무로역 측은 상황이 수습된 것을 확인하고 약 5분 만에 지하철 운행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승강장 끼임 사고에 시민들이 발 벗고 나선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당시엔 한 지체장애인 승객이 하차 도중 승강장 틈에 다리가 끼었고, 이를 본 다른 승객과 역사 안 시민 30여명이 힘을 모아 열차를 밀었다. 아비규환인 상황이었지만 이들은 함께 구령을 맞추며 틈을 벌렸고 약 10분 만에 구조에 성공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