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무차별 칼부림’ 등 여럿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정신질환자 치료·관리 개편을 검토 중이라고 6일 밝혔다. 환자가 거부하더라도 법관이 결정하면 중증정신질환자를 입원하도록 하는 ‘사법 입원제’가 대표적이다. 법무부는 “현행 제도는 가족이나 의사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기만 하고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사법입원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행 강제입원 제도는 입원 요건이 까다로워 치료가 필요한 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다는 의견이 많다. 지난 2016년 헌법재판소가 정신질환자에 대한 비자발적 입원을 허용하는 ‘강제입원제’를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2017년 입원 요건이 엄격하게 바뀌었다. 환자가 입원을 거부할 경우 보호자 2명과 정신과 전문의 2명의 동의가 있어야 강제 입원이 가능하다.
최근 정신질환자의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자 이들의 관리에 대한 비판이 나왔고, 그래서 대안으로 제기된 게 사법입원제다.
지난 2019년 안인득 사건이 발생하자 사법입원제 도입이 검토됐었지만 좌절됐다. 안인득은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던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고, 5명이 숨졌다.
전문가들은 사법입원제를 도입하면 환자 가족과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사법입원제는 이미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라며 “사법기관이 환자의 입원 결정에 책임지면서 가족과 의료진의 부담을 줄일 수 있어 2차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조 교수는 “퇴원 후에도 증상이 발견되면 가족 등 개인이 아닌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전덕인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19구급대는 정신질환자를 태우려 하지 않고, 난동을 피우지 않으면 경찰의 도움도 받기 어렵다”며 “의사 또한 환자를 마음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인데,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받으려면 사법입원제 도입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