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변희봉이 2020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배우 변희봉(81‧본명 변인철)씨가 암 투병 끝에 18일 별세했다.

연예계에 따르면, 고인은 췌장암 투병 끝에 이날 오전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2017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출연을 앞두고 진행한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에 매진하며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재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방송된 tvN ‘나이거참’에 출연해 이 같은 투병 사실을 고백했고,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고인은 1942년 6월 8일 전남 장성군에서 출생했다. 대학 중퇴 후 서울로 올라와 1965년 MBC 2기 공채 성우로 데뷔했다. 이후 고향 선배인 고 차범석 선생이 단장으로 있던 극단 산하에 입단, 연극 ‘대리인’, ‘진흙 속의 고양이’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고인은 드라마 ‘제1공화국’(1981)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1985) ‘찬란한 여명’(1995) ‘허준’(1999)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조선왕조 오백년: 설중매’에선 유자광 역할을 맡으며 “(천하가) 이 손 안에 있소이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이 작품으로 제21회 백상예술대회 TV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고인은 봉준호 감독과도 인연이 깊다. 봉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넷플릭스 영화 ‘옥자’(2016)까지 함께했다. 봉 감독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인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다. 고인과 봉 감독은 1999년 처음 만났다고 한다. 고인은 당시 IMF 때문에 방송 출연료가 깎이자 연기를 접고 낙향하려고 했으나, 봉 감독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여 그의 첫 작품에 출연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인은 영화 ‘괴물’로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대중문화 각계에서 활약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에는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인 은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고인의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장례식장 1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0일, 장지는 서울추모공원 - 흑석동 달마사 봉안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