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11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촉구 집회에서 이 대표 지지자들이 '체포동의안 부결하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서보범 기자

21일 오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날 오전 이 대표 지지자들은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의사당대로 6개 차로를 점거하고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재명이 살아나야 민주당이 살 수 있다’ ‘방탄소리 X소리다. 이재명을 지켜내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격앙된 분위기로 진행되는 집회에서는 강성 발언이 주를 이뤘다. 한 촛불행동 관계자는 “윤석열은 이재명 죽이겠다고 온갖 악행을 벌이고 있다”며 “무도한 정권과 거지같은 나라다. 이재명은 죄가 없다. 여기서 체포동의안 부결시키고 국민 항쟁에 돌입하고 윤석열 몰아내자”고 발언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투력 없는 민주당. 싸워라. 싸워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또 다른 연사는 “극악무도한 세력에게 이재명 대표를 내어줄 수 없다. 검사 독재 정권에 맞서 열심히 싸워나가자”고 했다.

표결을 앞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압박도 이어졌다. 연단에 선 한 참석자는 “만약 민주당 일부 계파들이 가결 투표를 한다면, 국회에 들어가야죠. 국회에 들어가서 의원실 점거하고 보좌관들 쫓아내고, 우리가 국회를 점령해야하지 않겠습니까”라고 했다. 그는 “만약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고 이 대표가 구속되면, 재적의원 과반수로 석방요구안을 발의할 수 있다”며 “그러면 의원들 멱살 잡고, 집까지 찾아가고, 압력을 왕창 넣어서 석방요구안을 만들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했다.

21일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이재명 대표의 지지자와 반대자가 각각 '체포동의안 부결하라' '이재명 구속'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맞불 집회를 펼치고 있다. /정해민 기자

이 대표 지지 집회 장소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에서는 이 대표 구속을 촉구하는 맞불집회도 열렸다. 이들 단체는 ‘이재명 구속. 당장 구속’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질서유지선을 사이에 두고 고성으로 욕설을 주고받았다. 한편 이날 국회 경호담당관실은 대규모 집회에 대비해 국회 외곽 4번·5번 출입문과 도서관 출입문을 임시 폐쇄 조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날 4000명 집회 인원을 신고했으나, 경찰에 따르면 이를 훌쩍 넘는 인원이 집회에 참가했다. 주최 측이 배포한 집회 홍보물에는 ‘1년 6개월, 376번의 압수수색과 수많은 소환조사에도 어떤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숨긴 것이 아니라 없기 때문이다’는 문구가 담겼다. 이 대표 지지자 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는 “쪽수로 압박을 해서 가결시키면 정말 난리가 난다는 걸 느껴 오금이 저리도록 만들겠다” “민주진영의 운명이 걸린 날이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