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남은 유일한 고양잇과 포유류인 삵과 최상위 잡식성 포식자인 족제비과 오소리가 함께 걷는 모습이 포착됐다.
국립공원공단은 추석을 맞아 올해 5∼8월 국립공원 곳곳에 설치한 무인 카메라에 영상으로 담긴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모습을 27일 공개했다.
올해 5월과 8월 지리산에서는 오소리와 삵이 함께 다니는 희귀한 장면이 촬영됐다. 오소리와 삵은 평소 단독생활을 한다. 국립공원공단이 국내 야생동물을 관측한 이래 두 동물이 같이 걷는 장면을 촬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두 마리 다 다니는 모습이 흔치 않은 모습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저희도 관찰을 했었고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경주에서는 삵 가족이 포착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은 과거 전국에 널리 분포했으나 1960년대 쥐잡기 운동 과정에서 농약에 중독된 쥐를 먹은 탓에 2차 피해가 발생하면서 개체수가 줄었다.
이외에도 5월 내장산에서 나무 아래를 굽어보는 하늘다람쥐, 같은 달 소백산에서 아장아장 걷는 새끼 새 뒤를 봐주는 어미 들꿩, 6월 월출산에서 바닥을 훑으며 먹이활동을 하는 팔색조, 7월 지리산에서 목욕하는 참매의 모습이 찍혔다.
송형근 공단 이사장은 “이번에 촬영된 영상은 멸종위기종 조사 도중 확보한 귀중한 자료”라며 “다양한 야생동물의 생태적 습성을 파악해 서식지를 보전하는 데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립공원에는 국내 생물종의 41%, 멸종위기 야생생물의 68%가 서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