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예술의전당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오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총선용 행보’라는 비난이 나왔다.
한 장관이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포착된 건 지난 7일이다. 청바지에 검은색 티셔츠, 베이지색 코트 등 평범한 사복 차림이었다.
한 장관은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감상하기 위해 예술의전당을 방문했다. 런던 필하모닉은 1932년 창단해 영국을 대표하는 유서 깊은 오케스트라로 이번 내한 공연은 4년 만에 이뤄졌다. 한 장관은 과거 서울대 재학 중 오케스트라 동아리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클래식에 관심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장관의 예술의전당 방문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목격담과 인증사진이 올라오면서 화제가 됐다. 이날 공연이 끝난 뒤 한 장관을 알아본 일부 관객이 기념사진을 요청했고, 한 장관은 이에 흔쾌히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한 장관에 셀카 요구하니 ‘아 좋죠’라며 활짝 웃어줬다”고 후기를 전했다. 한 영상에는 한 장관이 예술의전당을 나서는 순간까지 시민들에게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한 장관의 행보를 두고 ‘총선용 정치활동’이라고 비난했다. 현 부원장은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치인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이유가 있다. 한동훈 장관은 지금 정치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 관료라기보다는”이라며 “정치인이 어떤 행동을 할 때는 이유가 있는데 다른 건 없다. 총선”이라고 주장했다.
현 부원장은 그 근거로 한 장관이 ‘눈에 띄는’ 복장으로 예술의전당에 방문했다는 점을 들었다. 현 부원장은 “한동훈 장관 입장에서 예술의 전당에 갔을 때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이게 이슈화가 될 거를 모를 리가 없다”며 “모자 같은 거 쓰고 못 알아보게 조용히 가야지 저렇게 다 남들이 알아보게 가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문화생활은 집에서 친구랑 조용히 해도 된다. 대중한테 나타난다는 건 정치활동”이라고 했다.
이에 현 부원장과 함께 라디오에 출연한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문화생활 하는데 뭐 하러 모자를 쓰고 가느냐”고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은 “아시다시피 한 장관 거주지가 강남 쪽이다. 거기서 남부순환로 타고 오면 예술의전당까지 10분이면 오는 가까운 거리다”라며 “한 장관이 무슨 죄를 지었다고 저기를 모자 쓰고 가야 하나”고 물었다. 실제로 한 장관은 지난 6월 예술의전당 브레송 사진전에서도 포착됐고, 당시 온라인상에 목격담과 인증사진이 잇따랐다.
그러나 현 부원장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집에 좋은 스피커 있을 텐데, 혼자 들으면 되지 뭘 이렇게 사람 많은 데 나타나냐”는 것이다. 현 부원장은 “평소에 안 하던 행동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한 장관의 ‘정치활동설’을 재차 주장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김 전 실장의 지적에도 “딱 봐도 서초동에 염두 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번 현 부원장의 발언을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한동훈은 동네에서 놀지도 못하는가” “법무부 장관은 집에만 있으란 법 있냐” 등의 반응이 나왔다. 다만 친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장관이면 휴일에도 바쁠텐데 예술의전당 가서 저러냐” “한동훈 팬덤 이상하다” 등 댓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