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동일초등학교에 초등생들이 우측보행을 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는 사진./뉴스1

정부는 지난 2010년 우측통행을 발표했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1학년은 교과서 등을 통해 ‘인사하는 법’ ‘이 닦는 법’등과 함께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배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우측통행을 중점적으로 교육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안전 교육을 하긴 하지만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빨간불에 건너지 말라는 교육을 주로 하고 있고,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안 가르친다”며 “복도에 우측통행 화살표를 붙여놨지만, 아이들이 장난치며 뛰거나 하는 걸 제재하는 게 더 급하기 때문에 신경을 쓰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했다.

정부에서도 우측통행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우측통행 교육’ 등을 검색하면 정부의 관련 자료는 찾기 어렵다. 행정안전부 홍보 유튜브인 ‘안전한TV’ 채널이 지난 7월 올린 ‘우리나라가 우측통행을 하는 이유’는 조회 수가 1600여 건뿐이고, 댓글은 하나도 달리지 않았다.

정부는 우측통행 도입 초기 학교·시민단체 등을 통해 교육에 나섰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횡단보도나 인도에서 우측통행을 하자는 교육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2014년부터 우측통행 캠페인과 교육을 해 온 전근배 전 경기도교육삼락회 회장은 “인도에서 우측통행을 지키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며 “횡단보도에 우측통행 화살표가 그려져 있는 것을 아는 사람도 거의 없는 것을 알고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전 회장은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들고 수도권 지하철역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우측통행을 지키자는 운동을 해 왔지만, 통행 방법이 바뀌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다”며 “최근엔 특히 휴대전화를 보면서 걷는 사람들이 많아 더 잘 안 지켜진다”고 했다.

2009년부터 ‘우측통행 준법정신 교육연구회’ 활동을 해 온 강인수 전 수원대 부총장도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와 교육청 등에 우리가 만든 자료를 들고 가서 우측통행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전달했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었다”며 “작년 핼러윈 참사도 마찬가지이고, 시민들 사이에 기초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져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