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 경찰관에게 손가락 욕설을 하고 인신공격을 하던 주취자를 폭행한 경찰관이 경찰 감사를 받게 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만취 상태로 지구대에 체포된 20대 남성을 독직폭행한 혐의를 받는 관내 지구대 소속 40대 A 경위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고 31일 밝혔다. 독직폭행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형사 피의자에 대해 폭행·가혹행위를 가하는 경우를 말한다.
경찰에 따르면 A 경위는 지난 15일 오전 1시 30분쯤 관내 지구대에 체포돼 한 손에 수갑을 차고 의자에 앉아있던 20대 남성 B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이날 새벽 만취한 채 택시 기사에게 행패를 부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머리로 들이받은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A 경위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던 동료 경찰관이 B씨로부터 안면 부위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구대에 체포된 이후에도 B씨의 난동은 20~30분 간 계속됐다고 한다. B씨는 당시 근무 중이던 경찰관들을 “무식해서 경찰을 한다”며 조롱했으며, 외모를 언급하거나 경찰관들의 가족을 언급하며 약올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근무 중이던 여경을 향해 성희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A 경위는 자신의 책상에 있던 차가운 커피를 B씨를 향해 던진 뒤, 손바닥으로 B씨의 뺨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자 B씨는 오전 1시 57분쯤 “경찰에게 맞았다”며 119에 신고했다. 이후 A 경위는 B씨를 찾아가 사과하고 합의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위를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조치할 방침”이라며 “피해자와 합의를 했더라도 독직폭행 혐의가 확인될 경우 직무 고발을 통해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