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42) 씨와의 재혼 계획을 밝힌 후 사기 의혹이 드러난 전청조(27) 씨가 남 씨를 통해 대한펜싱협회에 “30억원을 기부하겠다”며 후원 의사를 전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 등 복수 언론에 따르면 남 씨는 지난 1월 펜싱대회 경기장에서 ‘자신의 후원자’라며 전 씨를 펜싱협회 고위 관계자에게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전 씨는 협회에 30억원 기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돈의 출처는 확인하지 말라는 조건을 달았다고 협회는 전했다.
일정 액수 이상의 기부금은 금융감독원에 신고해야 해 익명 기부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에 협회 실무진이 익명으로는 돈을 받을 수 없다고 후원금 계좌번호 안내를 거부하면서 후원은 무산됐으며, 전 씨와 실무진간 만남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남 씨는 전 씨를 협회 행사 등에 자주 동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에는 전 씨가 출입 권한이 없는 펜싱대회장 구역을 드나들다가 협회에 주의를 받았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30억원을 줄 테니 출처를 확인하지 말라는 식이었는데, 우리는 누가 어떤 이유로 돈을 줬는지 다 확인돼야 한다. 300억원이라도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전씨가 펜싱계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남씨가 차기 협회장 자리를 약속받았다는 일각의 주장도 일축했다.
협회는 최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여는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남씨는 펜싱협회, 대한체육회에서 각각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사임 의사 등 거취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