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의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십수억대 사기 혐의로 3일 구속됐다. 이날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혐의를 받는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도망의 우려가 있고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전씨는 지금까지 피해자 15명을 상대로 약 19억원 규모의 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영장 실질 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법으로 압송됐다. 전씨는 검은 모자와 후드티를 뒤집어쓴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남씨는 범죄 행위에 대해 전혀 몰랐나” “밀항을 실제로 계획했나” “피해자들에 대한 변제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전씨의 변호인단은 “(전씨가) 본인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남씨와 대질 조사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추가 피해 여부를 파악하는 한편 남씨와 전씨의 범행에 공모했는지 여부를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남씨는 “(전씨에게)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며 공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남씨의 변호인은 “벤틀리 차량 등 전씨 관련 물건을 2일 경찰에 압수해갈 것을 요청했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모든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전씨 관련 논란은 지난 23일 남씨와 전씨가 결혼을 발표한 뒤 불거졌다. 전씨의 사기 전과가 드러났고, 그가 재벌 3세를 사칭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여기에 더해 전씨가 최근에도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 전씨의 친척 집에서 전씨를 체포했으며 전날 전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