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성서캠퍼스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와 기숙사 관리직원들이 빈대(베드버그·bedbug) 박멸을 위해 기숙사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뉴스1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이 빈대 출몰로 골머리를 않고 있다. 1970년대 이후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빈대가 고시원이나 찜질방, 목욕탕 같은 공용 시설이나 일반 가정집 등에서도 발견됐다는 제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빈대 퇴치법 등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셀프 방역에 나서고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민경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서울의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빈대가 발견됐고, 대구의 대학 기숙사나 인천 지역의 찜질방 등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빈대는 감염병을 매개하는 곤충은 아니지만, 빈대에 물린 자국은 평평하게 부어오르는 밝은 발적으로 나타난다. 모기에 물린 것보다 훨씬 심한 가려움을 유발한다.

시민들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에 ‘빈대 퇴치법’ ‘빈대 죽이는 법’ 등의 글을 공유하며 셀프 방역을 시도하고 있다. 시민들은 고온 세탁이나 진공청소기 등을 이용한 방제, 내추럴 피레스린 성분이 포함된 에어로졸이 달린 살충제를 쓰는 방법 등을 추천하고 있다. 유튜브나 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서는 빈대를 소재로 다룬 영상들도 조회수가 올라가고 있다.

앞서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위생해충 분류군 정보집(빈대)’에서도 빈대 방제는 물리적 방제(스팀 고열, 진공 청소 등)와 화학적 방제(환경부 허가를 받은 살충제 등)를 병행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잘못된 빈대 퇴치법 또한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규조토 분말을 뿌리라는 조언이 대표적이다. 규조토는 단세포 미세 조류인 규조류의 외피가 바다나 호수 바닥에 퇴적돼 형성된 다공질의 흙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규조토 가루를 적고 얇게 침대나 주변 가구에 뿌리면 된다” 등의 글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방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정 기준치 이상 노출되면 규폐증(규사 등의 먼지가 폐에 흉터를 남기는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흡입된 규조토 입자는 기관지나 폐 조직 등에 축적되어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빈대 출몰 지역이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3일 빈대 퇴출을 위한 ‘빈대 정부합동대책본부’까지 출범시킨 상태다.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등 10개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이 기구에서는 빈대 방제 추진 현황과 효과적인 빈대 방제, 확산 방지를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