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42)씨가 결혼 상대였던 전청조(27)씨가 8일 대질 조사를 진행한다. 지난 6일 남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약 10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틀만이다.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송파경찰서에 도착한 남씨는 “소셜미디어에 입장 올렸는데 따로 하고 싶은 얘기 없나” “전청조씨와 대질 조사에서 어떤 얘기를 할 것인가” “출국 금지 사실을 알고 있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를 받으러 출석했다. 경찰은 전씨 명의 휴대폰 2대와 노트북 등을 분석하고, 남씨와 전씨가 결과를 토대로 남씨가 전씨의 범행을 돕거나 관여했는지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다.
남씨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전씨와 사기 공범 의혹을 전면으로 부인하고 있다. 이날 새벽 남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청조의 거짓말’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려 공범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인스타그램에 주민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하는 전씨의 주민등록증을 공개하며 “전씨가 15살 차이 나는 동생으로 생각되어 연민, 동정 등 정말 불쌍했다”며 “그렇게 지내다 저에게 1로 시작하는 주민등록 번호를 보여줬고, 애정공세를 더 적극적으로 하며 다가왔다”고 했다. 이 외에도 “끝까지 거짓말한 전청조”하며 “제가 뭐가 아쉬워서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사기를 치겠나”는 취지의 글을 9건 올렸다.
한편 남씨는 지난 7일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에 의해 절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고발됐다. 김 의원은 “남씨가 실수로 전씨의 세컨폰과 노트북을 가져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믿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제보를 통해 전청조의 아이디로 지난 1일 포털사이트, 어플, 대용량 클라우드 등에 접속한 내역을 확인했다”고 했다. 남씨가 증거인멸을 위해 전씨의 아이디에 접속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경찰은 전씨가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수강생에게 접근해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뜯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전씨와 관련해 경찰에 접수된 고소·고발은 11건, 진정은 1건으로, 경찰은 피해자는 20명, 피해 규모는 약 26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11억 원을 사기 당했다고 주장한 투자자가 남씨를 공범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 7일 경찰은 남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