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된 지 40년 된 서울대 관악캠퍼스 기숙사가 최대 40m 높이 고층 기숙사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거주형 대학 제도(RC·residential college)’ 도입을 표방해 왔던 서울대는 이번 재건축을 통해 ‘신입생 전원 기숙사’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대는 관악캠퍼스 기숙사 중 학부생활관 7개 동에 대한 재건축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서울대 기숙사 재건축 설계 예산’으로 57억원이 배정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재건축 대상인 기숙사는 1983년 지어진 건물로 곰팡이가 슬고 폭우 때마다 빗물이 새 문제가 됐었다.
이번 기숙사 재건축은 ‘거주형 대학 도입’ 계획의 일환이다. 유홍림 총장은 “학생들이 가족에서 벗어나 독립적 인간으로 성숙할 기회가 필요하다”며 거주형 대학을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서울대는 3000여 명의 신입생 전원을 새 기숙사에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15층 정도(40m)의 층수를 갖춘 건물을 짓는 게 바람”이라며 “구체적인 층수는 서울시에서 용적률과 스카이라인 등을 고려해 허가해줘야 하는 사항”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기숙사를 서로 단절시켜 짓는 게 아니라 여러 동을 연결해 최대한 하나의 공간처럼 조성하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했다.
기숙사 재건축에 소요될 비용은 16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서울대는 학교채 발행이나 BTL(임대형 민자 사업), 기부 등의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2015년 중앙도서관을 신축하는 데 600억원을 기부한 이종환 전 삼영화학그룹 회장의 호를 따 건물을 ‘관정관’으로 명명했듯 이번 기숙사도 몇몇 독지가나 기업으로부터 크게 기부를 받고 그 이름을 따 기숙사명을 짓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