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중년 남교사에게 대드는 여고생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며 논란을 빚고있다. 영상 속 학생은 허리춤에 팔을 얹고 짝다리를 짚은 채 “저 남의 집 귀한 딸인데요?” 등 말대꾸를 이어갔고, 이 모습을 촬영한 학생은 낄낄거리며 되레 상황을 즐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조선닷컴 취재 결과, 이 영상은 작년 3월 촬영됐으며, 교사와 언쟁을 벌인 학생과 이를 촬영한 학생 모두 개인 사정으로 자퇴한 상태다.
22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생님에게 대드는 여고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에는 학교 복도에서 중년 나이쯤으로 되어 보이는 교사와 학생이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언쟁은 교사가 수업 시간에 매점 가던 학생을 제지하려고 가방을 붙잡았다가, 가방에 엉킨 머리카락을 실수로 함께 잡아버리면서 일어났다.
영상은 학생 A양이 교사 B씨에게 “왜 저한테 소리 지르세요? 저는 뭐 남의 귀한 딸 아니에요? 저 그렇게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왼손을 허리춤에 얹고 짝다리를 짚은 자세였다.
B씨가 말문이 턱 막힌 듯 A양을 응시하자, A양은 재차 입을 열고 “제 머리채 왜 잡으셨어요?”라고 묻는다. 이에 B씨는 “(머리채를 잡은 게 아니라) 네 가방 잡았다고. 가방끈에 네 머리카락이 꼬여 있었다고”라고 답한다.
그러자 A양은 B씨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꼬투리를 잡아가며 대들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먼저 잡으셨다고요”라고 하더니, B씨가 “즐겁지? 재밌지? 그렇게 해 봐 어디”라고 했을 땐, “선생님은 즐거우세요? 재밌으세요?”라고 반박했다. “제 머리채 잡으니까 즐거우셨어요?”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B씨가 “그대로 내가 위원회(교권보호위원회)에 말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라며 먼저 자리를 뜨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A양은 B씨 뒤통수에 대고 “위원회에 말 하세요”라며 비아냥거렸다.
이 과정에서 학생 몇 명이 지나갔지만, A양을 말리는 이는 없었다. 오히려 교사와 학생의 언쟁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여학생은 상황이 재미있다는 듯 키득거리며 웃었다.
온라인상에서는 교권 추락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선생님도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고, 존경받는 아버지 일텐데” “아무리 교권이 떨어졌다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 “대드는 학생보다 이 모습을 웃으면서 촬영하고 있다는 게 더 놀랍다. 총체적 난국” 등의 반응을 보였다.
확인 결과, 사건은 지난해 3월 경기도 한 특성화 고교에서 벌어졌다. 해당 교육청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작년에 벌어진 일인데 갑자기 올해 영상이 퍼졌다”며 “영상을 촬영한 학생과, 영상에 나온 학생 모두 개인 사정으로 현재는 자퇴했다”고 했다. 이어 “학교 측에 따르면 A양은 당시 선생님과 오해를 풀고 학교 생활을 원만히 하다 학교를 그만뒀다”며 “오히려 현재 영상 속 선생님에 죄송해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영상이 1년이 훌쩍 지난 현재 뒤늦게 일파만파 퍼지면서, 해당 특성화 고교 익명 소셜미디어에는 “평생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등 A양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