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기부제를 통해 인천 미추홀구에 기부한 시민이 답례품으로 비계만 잔뜩 달린 삼겹살을 받았다. 답례품 업체 측은 “고기 선별, 분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해명을 내놨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향사랑기부제 인천 미추홀구는 기부 안 하는 편이 좋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인천 미추홀구에 기부하고 받은 포인트로 답례품을 받았다. 그런데 고기 질이 사진과 같았다”며 사진 한 장을 올렸다.
A씨가 올린 사진 속 삼겹살의 절반 가량은 하얀 비계만 달린 고기였다. 이는 인천 미추홀구에 기부하면 3만 포인트에 구매할 수 있는 ‘한돈선물세트 1㎏(1등급 삼겹살+목살)’ 상품으로 업체로부터 직배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삼겹살 500g, 목살 500g 왔는데 목살은 살코기 덩어리가 와서 먹을 만했는데 삼겹살이 저렇게 와서 3분의 2정도는 떼어내서 버렸다”고 했다.
A씨가 더 기분이 나빴던 이유는 비계만 달린 고기를 아래에 깔아놨다는 점이었다. 그는 “괜찮아 보이는 부분을 위에 올려놓고 포장해서 포장 벗겼을 때 기분이 더 나빴다”면서 “고향사랑 기부제로 답례품 받으실 분들은 고기 같은 생물이 아니라 공산품으로 받는 게 가장 좋을 듯하다”고 했다.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하고 세액공제 혜택과 기부액의 30% 이내의 답례품을 받는 제도로 지난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예컨대 10만원을 기부하는 경우 3만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댓글에는 “좋은 취지로 운영하는 제도인데 이렇게 변질되면 누가 기부하겠느냐” “먹는 것 갖고 장난치면 안 된다” “특산품보다는 지역화폐나 상품권을 받는 게 나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자 A씨는 “답례품을 판 매장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저렇게 담은 직원이 치사한 거다” “공무원들이 무슨 잘못이겠냐. 고기 자른 사람 잘못” “나머지 괜찮은 부위는 맛있게 잘 먹었다. 내 글 보고 피해 보는 사람이 적어지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했다.
미추홀구는 업체와의 협약에 따라 상품의 하자나 불량이 발견될 경우 교환이나 반품 처리를 실시하고 있다. 업체 측은 미추홀구를 통해 “연말에 워낙 바쁘다 보니 선별, 분류 작업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오전 중에 교육 실시도 완료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기부제 시행 초반부터 같이 해온 업체인데, 이때까지는 이 상품과 관련된 민원이 접수된 건은 없었다”며 “업체 측에서도 배송 받은 시민과 연락을 취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시민께서 업체에 직접 연락 주시면 바로 조치를 취해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