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리스업체의 2000억원대 폰지 사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사건에 연루된 개그맨이 이동윤씨로 밝혀졌다. 사진은 과거 자동차 회사 딜러로 방송에 출연했던 이씨의 모습. /유튜브 OBS라이프

유명 배우와 개그맨을 앞세워 성장한 차량 리스업체의 대표가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해당 사건과 연관된 딜러가 개그맨 이동윤씨로 밝혀졌다.

2일 서초경찰서와 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업체 A사의 대표 유모씨와 회사 관계자들은 지난달 29일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유씨 등은 자동차 리스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약속한 보증금을 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A사는 매월 일정액을 내면 차량을 빌려 탈 수 있는 오토리스 사업을 병행하면서 개그맨 출신 딜러 이동윤씨 등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해 왔다. 2015년 2억원 정도였던 회사 매출은 2019년 208억원으로 급성장했다.

A사는 낮은 이용료로 고객을 끌어모았다.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료 절반가량을 지원해 준다고 홍보했고, 해당 보증금의 70~80%는 계약만료 시 반환하겠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계약기간 만료 시점에 무더기로 고객들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그동안 신규 고객의 보증금을 받아 기존 고객의 보증금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 방식으로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경기 악화 등으로 신규 고객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기존 고객의 원금을 갚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이 집단 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이동윤씨 역시 논란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가 A사의 광고 모델로만 활동한 것이 아니라 중고차 딜러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과거 한 유튜브에 출연해 “3년 동안 200대 이상의 차량을 팔아 1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게다가 A사는 다른 업체에 비해 딜러에게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는 바람에 기존 고객의 보증금을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씨는 지난달 28일 자동차 유튜브 채널 ‘차나두’를 통해 “저 또한 너무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심정”이라며 “저를 믿고 계약해 주신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제가 너무 혼자 이 사태를 감당하는 것 같다”며 “방송 일만 계속하다가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상태에서 회사 시스템에 대해서 듣다 보니까 ‘그냥 이런 게 있나 보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씨는 ‘사기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한 건의 피해 사례도 없었기 때문에 안전한 회사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씨는 한 매체에 “현재 정신적으로 불안정해 치료받고 있다”며 “한편의 이야기만 듣고 단정 짓지 않았으면 좋겠다. 곧 회사를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니 양측 입장을 잘 듣고 판단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A사 대표 유씨는 회사에 관한 의혹을 제기한 유튜버로 인해 회사 운영이 어려워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씨는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문에서 “최근 모 유튜버가 저희 회사에 대해 사실과 다른 불안감을 야기하는 영상을 계속해서 게재함에 따라 기존 고객들의 중도해지 및 (차량) 반납이 단기간에 급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회사는 정상적인 운영 및 자금 유동성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회사 운영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게 어려운 실정”이라며 “저와 회사는 고객님들의 요청 사항이나 피해에 대해 자구책을 마련해 시간이 걸릴지라도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건의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피해 규모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