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한 피의자가 2일 오후 부산강서경찰서에서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체포된 김모(67)씨가 범행을 위해 등산용 칼을 개조해 범행 도구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겉옷 안주머니에 넣기 편하도록 칼의 손잡이인 자루를 빼고 종이와 테이프로 감쌌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3일 오전 언론 브리핑에서 “범인 김씨에 대해 3일 자정까지 조사를 진행했고, 이날 오전부터 다시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는 ‘공범은 없고 개인적으로 저지른 단독 범행이었다’고 진술하고 있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라며 “김씨는 지난 1일 거주지인 충남 아산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왔고, 같은 날 오후 울산에서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 기록이 확인됐다”고 했다.

경찰은 김씨의 범행 과정과 공범 여부, 사전 범행 계획 등을 파악하기 위해 김씨의 휴대폰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3일 중으로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이날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오후 1시30분부터 충남 아산의 김씨 거주지와 부동산중개사무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흉기는 ‘등산용 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을 위해 손잡이인 자루를 뺐고, 전체 18cm의 칼에 종이와 테이프를 감싸 이 대표를 찔렀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흉기를 구입한 시점은 작년이고, 정확한 시점은 본인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현재 진술 등 조사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고, 아직까지 변호사는 선임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피의자가 자주 보는 유튜브와 이 대표에 대한 증오심, 감정적인 부분까지 범행의 동기나 배경에 대해 집중 수사 중”이라며 “정당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복수의 정당에 당원인지 여부를 확인 요청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이 대표에게 다가가 흉기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흉기로 찔렀다. 당시 그는 민주당 지지자 행세를 하기 위해 머리엔 왕관 모양 모자를 썼고, 손에는 ‘대동단결’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