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전, 사우디 알 불라이히 선수가 손흥민의 머리채를 잡거나 황희찬의 목을 조르고 있다. /엑스, tvN sports

31일(한국시각) 펼쳐진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에서 사우디 선수가 거친 행동으로 한국 축구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사우디 축구 팬들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반응과 “손흥민과 친한 사이에서 나온 농담”이라며 옹호하는 의견으로 갈렸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16강전, 1대0으로 사우디에 뒤지던 한국 축구대표팀은 후반 54분 터진 조규성의 극적인 헤더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황희찬이 사우디 수비수 알 불라이히의 거친 행동에 어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연장 전반, 당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사우디 5번 선수 알 불라이히는 한국이 코너킥을 얻어 공격을 준비하던 상황에서 황희찬의 목을 졸랐다. 황희찬은 항의하듯 자기 목에 손을 갖다 댄 후 그대로 넘어졌다. 하지만 주심은 어떠한 제재도 하지 않았고, 알 불라이히는 경고 한 장 받지 않고 상황은 넘어갔다.

이후 온라인에는 알 불라이히가 손흥민의 머리채를 잡는 장면도 퍼졌다. 공개된 영상에는 경기장 라인 가까운 곳에서 알 불라이히가 손흥민을 밀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자 손흥민은 얼굴에 웃음기를 띤 채로 알 불라이히에게 무언가 말했다. 알 불라이히는 고개를 살짝 저은 뒤, 손흥민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그의 머리카락을 꽉 움켜쥐었다. 손흥민은 손바닥을 내밀었고, 알 불라이히는 자리를 떠났다.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 사우디 알 불라이히가 손흥민에게 비신사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조선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올라온 지 4시간 정도 만에 30만회 가까이 조회됐다. 한국 네티즌들은 “머리채를 잡는데 징계 먹어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걸 참는 손흥민이 대단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알 불라이히의 소셜미디어에 찾아가 “네가 뭔데 희찬이 형을 치냐” “우리 희찬이형 친 게 너냐?” 등의 악플을 다는 이들도 있었다.

알 불라이히의 비신사적 플레이는 이전에도 유명했다. 그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에게 다가가 “당신은 이기지 못할 것”이라고 도발했다. 메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알 불라이히를 노려봤다. 사우디 프로리그에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도발하기까지 했다.

알 불라이히는 논란을 즐기는 듯하다. 지난해 12월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메시와 호날두를 도발하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고 “나는 이런 종류의 도전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며 “이런 도전에 준비되어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고 했다.

사우디 알 불라이히가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도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다. /알 불라이히 인스타그램

사우디 팬들의 반응은 갈렸다. 일각에서는 “이 선수는 언제나 사람들을 괴롭히고, 문제를 일으켜왔다” “그의 행동이 부끄럽다. 우리가 대신해서 사과한다” “그는 우리의 도덕성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알 불라이히의 행동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반면 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과 알 불라이히가 포옹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유하는 사우디 팬들도 있었다. 이들은 “봐라. 두 사람은 친한 사이다” “경기 중에 벌어진 일은 두 사람이 농담한 것”이라며 알 불라이히를 옹호하는 의견을 냈다. 한 네티즌은 알 불라이히의 인스타그램에 “한국 사람들의 눈은 작아서 두 사람이 악수하고 서로를 껴안는 장면을 보려면 안경을 껴야 한다”는 인종차별적인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31일(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사우디아라비아와 대한민국의 경기가 끝난 후 사우디 알 불라이히와 손흥민이 포옹하고 있다. /@olyan15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