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새벽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벤츠 차량이 오토바이를 추돌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장면으로 추정되는 사진과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만취한 채 운전하다 사망 사고를 내고도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강아지만 끌어안고 있었다는 20대 여성이 유명 DJ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A(24)씨는 과거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DJ활동을 했지만 코로나 이후 한국에서 DJ생활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본지와 통화한 A씨의 전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여성이 소속사 DJ인 A씨가 맞는다”고 했다. 또 “A씨에게 전화를 하니 A씨 어머니가 전화를 받았다”면서 “A씨의 어머니가 울며 ‘(A씨가) 진짜 그려려고 그런 게 아닌데 너무 여론이 좋지 않다’고 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4시 35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A씨는 음주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를 추돌한 사고를 냈다.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같은 차선을 서행하던 오토바이 운전자 B씨를 그대로 뒤에서 들이받고 계속 주행하다 멈췄다.

현장에서 체포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인 0.08%을 넘었다. A씨는 간이 약물검사에서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았고, 동승자는 없었다고 했다.

당시 A씨는 자기 반려견을 끌어안은 채 피해자에 대한 구호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A씨가) 사고를 내고도 개를 끌어안고 앉아 있었다”며 “경찰에게 엄마랑 통화하게 해달라고 하며 몇 분간 실랑이한 후 수갑 차고 갔다”고 전했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숨진 배달 운전자의 임시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양승수 기자

한편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고 현장 인근에는 숨진 B씨 임시 분향소가 꾸려졌다. 이곳에는 B씨가 사고 당시 쓰고 있던 오토바이 헬멧과 배달노동자조합에서 보낸 조화 등이 놓여져 있다.

B씨가 숨진지 사흘이 지난 지금도 B씨의 빈소는 마련되지 않았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아직 경찰에게서도 유족에게도 아무 연락이 없어 손놓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인의 이름조차 파악하지 못해 신원 미상인 상태”라고 전했다. B씨에 대해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 혐의로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