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 어머니가 로또 당첨 번호를 알려줬다’며 기도비 명목으로 수억원대 사기를 친 무속인이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0단독 윤양지 판사는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무속인 A(66)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돌아간 어머니가 꿈에 나와 로또 번호를 점지해 줬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였다. A씨는 2019년 4월 피해자에게 “돌아가신 당신의 엄마가 10월 17일자 로또에 당첨되도록, 당첨 번호 5개를 알려줬다”며 “나머지 당첨될 로또 번호 1개를 받아야 하는데, 기도하는 과정에서 기도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A씨는 “만일 로또 당첨이 안되면 기도비로 올린 돈은 돌려주겠다”고도 했다.
2년간 피해자가 기도비 명목으로 보낸 금액은 2억 7640만원. 2년간 17차례에 걸쳐 보냈다. A씨는 또 자신의 제부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피해자의 카드로 5000만원 어치를 결제한 뒤 이를 갚지 않았다. A씨는 해당 비용 대부분을 생활비로 사용하거나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굿을 하며 알게 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기도 했다. A씨는 2021년 4월 ‘코로나로 돈 쓰는 사람이 늘어서 이자 놀이하는 이득이 쏠쏠하다’며 사기를 치기도 했다. A씨가 굿을 할 때 만나 알고 지내게 된 또 다른 피해자에게 “돈을 빌려주면 이자놀이를 하는 데 사용하겠고, 이자를 넉넉하게 주고 원금도 곧 갚겠다”며 3억1950만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기도비는 피해자 가족들의 안녕과 건강을 비는 차원의 굿과 기도비 명목으로 받은 것이지 로또 명목으로 받은 것이 아니다”며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윤 판사는 “피고인은 자신이 무속인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이용해 피해자의 돌아가신 어머니를 언급하면서 피해자에게 마치 자신이 피해자를 위하는 것처럼 현혹했다”며 “이 사건 이전에도 자신의 법당에 찾아온 손님들을 대상으로 헌금 내지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아낸 사실로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포함, 동종 범죄로 총 3회를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