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숙 회장

한국아동복지학회는 25일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의료 공백이 일주일째 이어지자 “하루 속히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셔서 572만 아동의 건강권을 지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아동이 건강하게 자랄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1991년 창립된 한국아동복지학회는 아동복지 정책 연구에 앞장서는 학계 단체다.

박명숙(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아동복지학회 회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의료진이 현장을 떠나면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 아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긴급 성명을 낸 것”이라며 “수술과 진료가 연기되는 상황 속에서 희소·중증질환 아동, 장애 아동과 그 보호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예정됐던 수술·치료가 연기된 사례들도 접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환우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 등에는 “병원에서 아이의 사시 수술이 무기한 연기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소아암 항암 대기 중이었는데 입원이 연기됐다” 등 걱정하는 부모들의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박 회장은 “전쟁이 나더라도 아이들을 먼저 보호하고 돌보는 게 사회적인 약속이고 책무”라며 “의료진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어떤 상황이라도 아이들이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피해를 입는 일은 없도록 의료 시스템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UN) 아동권리협약에 따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를 위해 전공의 복귀, 의료 파업 중지 등을 통한 의료 현장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정부도 의료진의 입장을 경청하며 의료 공백을 최소화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정부가 의료진과 적극 소통해 전공의 복귀, 의료 파업 중지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의사 증원을 둘러싼 갈등 속에 아무런 이해관계 없는 사회 약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정부와 의사 모두 알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