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안성 부근에서 앞서가던 트럭의 바퀴가 빠져 관광버스 앞유리를 뚫고 들어와 2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응급대원들이 부상자를 후송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지난 25일 2명의 사망자가 나온 경부고속도로 화물 트레일러의 바퀴 빠짐 사고와 관련, 경찰이 해당 차량의 정비 이력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너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는 등 차량 정비 소홀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면, 정비사도 형사 입건될 전망이다.

27일 경기 안성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혐의로 화물 트레일러 운전자 황모씨를 형사 입건해 조사 중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5일 오후 4시 9분쯤 경기 안성시 공도읍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을 주행하던 황씨의 25t 화물 트레일러의 왼쪽 바퀴 1개가 빠지면서 발생했다. 이 바퀴는 중앙분리대를 넘어 반대 차선인 부산 방향 도로로 넘어 갔고, 이 길을 달리던 관광버스의 앞 유리창을 깨고 들어가 운전기사와 대각선 뒤에 앉아있던 승객을 치고 중간 통로에 멈췄다. 이 사고로 60대 운전기사와 60대 승객 2명이 숨지고 1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바퀴가 빠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A씨의 차량 정비 이력을 수사 중이다. 만약 정비 과정에서 문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될 경우 정비사도 형사 입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서해안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화물 트레일러 바퀴 빠짐 사고의 경우에도 정비사가 바퀴 결합 부위 너트를 제대로 조이지 않아 사고를 유발한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사고도 고속도로를 주행 중이던 25t 화물 트레일러에서 빠진 바퀴가 일가족이 탄 SUV를 덮치면서 발생했다. 이로인해 SUV에 타고 있던 일가족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25일 오후 4시 9분쯤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승두리 경부고속도로 서울 방향을 주행하던 25t 화물트레일러의 뒤편 타이어 1개가 트레일러에서 분리됐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경찰은 A씨가 운전하던 화물 트레일러의 가변축인 3번째 축의 왼쪽 바퀴가 빠진 것으로 파악했다. 3열 가변축은 트럭 화물의 하중이 집중되는 뒷바퀴에 추가로 설치한 일종의 보조 바퀴축인데 상하로 움직이게 돼 있다. 짐을 싣지 않을 때는 지면에 닿지 않게 띄워놓을 수 있고, 짐이 무거울 때는 바퀴를 내려 무게를 분산하도록 돼 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이 가변축 바퀴가 지면에 닿은 채 굴러가고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바퀴는 지름이 1m가 넘고, 타이어가 2개 달린 ‘복륜’으로 돼 있다. 무게도 150㎏ 이상으로 추정된다.

가변축 바퀴는 일반 바퀴에 비해 바퀴를 고정하는 부품이 적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적으로 의무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육안 검사를 위주로 진행돼 부품이 녹슬거나 부식되는 경우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화물 트레일러의 과적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당시 차량에는 육류가 실려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화물 트레일러 및 바퀴 등에 대한 감정을 의뢰했다. 정밀 감식이 필요한 만큼, 경찰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