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가 의대 정원을 142명에서 240명으로 98명 늘려 달라고 교육부에 신청하자 이에 반발한 전북대 의대 교수들이 총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7일 전북대에 따르면 전북대 의대 교수 4~5명이 이날 오후 4시쯤 양오봉 전북대 총장 집무실을 방문했다. 이들은 양 총장에게 증원 규모를 제출한 경위를 물으며 증원 신청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대 의대 교수들은 앞서 성명을 통해 “의과대학 현장의 의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정당한 절차를 무시하는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총장은 의견을 묵살한 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증원 규모 제출에 대한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양 총장은 지난 5일 본지 인터뷰에서 “지역민 대다수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전북 의료 여건을 개선하려면 증원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총장은 “전북대병원 군산분원이 500병상 규모로 지어져 2027년 개원할 예정”이라며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의사 수가 120여 명”이라고 했다. 군산·남원·진안의 공공의료원도 의사 정원 92명 중 68명밖에 고용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전북 동부 산악 지역과 서부 해안 지역 대다수가 의료 사각지대”라고 했다. 전북대병원은 군산분원을 만들어 새만금 등 서해안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보충하려 한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떠나고 쇠락해 가는 고향 전북을 지켜만 보는 게 괴로웠다”며 “일단 의료 환경이 개선돼야 젊은 사람도 전북에서 아이를 낳고 지역 소멸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전북 익산에 있는 원광대 의대 교수들도 수요조사가 끝나자 대학 본부가 무리한 증원을 요청했다며 비판했다. 원광대는 지난해 11월 수요조사 때 현재 93명인 의대생 정원을 57명 더 늘려달라고 신청했지만, 최근 수요조사에서는 2배인 93명을 요청했다.
이에 원광대 의대 교수들도 전날 밤 성명서를 통해 “의대 교육을 담당하는 전국 의대 학장단에서 갑작스레 2000명을 증원한다면 질 높은 의료인을 배출하기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하지만 등록금 확충에 눈이 먼 대학과 총장에 의해 (의대 수요 조사가) 일방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