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문제가 이웃 간의 배려와 소통으로 해결된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가 이웃 간의 배려와 소통으로 해결된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아파트에 사는 한 신혼부부가 아기를 출산하자, 윗집은 직접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며 “시끄러우면 언제든지 연락해달라”고 배려했고, 옆집은 출산 선물을 전달한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매번 층간소음 칼부림 소식 같은 흉흉한 얘기들을 자주 뉴스로 접하다가 우리 아파트에 훈훈한 일이 생겨 자랑하고 싶어서 처음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초등학생 딸과 유치원생 아들을 둔 부모로, 평소 층간소음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아이들이 뛰어놀 때마다 매트를 깔고 조심했음에도 신경이 쓰였고, 아랫집에 간식거리나 과일을 문고리에 걸어두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그러다 운동 겸 계단을 이용하던 A씨는 아랫집에서 복도에서 못 보던 유모차를 발견했고 아기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랫집 신혼부부가 출산한 것이었다. A씨는 문득 며칠 전 아랫집에서 인터폰으로 연락이 왔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아랫집은 “거실에서 뛰는 소리가 심하게 난다”고 했는데, A씨의 집 거실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였다. 이에 아랫집은 “윗집에서 나는 소음이 아닌가 보다”라며 사과했다.

A씨는 아기를 키우는 아랫집을 위해 ‘시끄러우면 휴대전화로 직접 연락을 달라’는 쪽지를 써서 아랫집 현관문에 붙이러 내려갔다가 뜻밖의 장면을 목격했다. 아랫집에 쪽지를 붙인 건 A씨 뿐만이 아니었다. 아랫집의 옆집에서도 아랫집의 출산을 축하하며 쪽지를 붙인 출산 선물을 문고리에 걸어놓은 것이었다.

옆집에서 붙인 쪽지에는 ‘출산하신 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진작에 선물을 드리고 싶었는데 요즘 바빠서 이제야 드린다. 몸조리 잘하시고 사랑스러운 아기와 앞으로 행복한 일만 가득하시라’는 내용이었다.

A씨가 적은 쪽지에는 A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인터폰 하면 아기도 깰 것 같고 아무래도 편하게 연락 못하실 것 같아서 폰 번호를 남긴다. 조금이라도 시끄러우면 언제든지 문자나 카톡을 주시라. 저희도 더 조심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의 배려는 훈훈한 보답으로 돌아왔다. 아랫집은 카카오톡을 통해 아이스크림을 선물하며 “지난번에 주신 구움과자는 새벽에 병원가는 와중에 챙겨가서 출산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며 “아기가 새벽에 기저귀 갈 때 많이 울어서 시끄럽지 않으실지 걱정된다. 아기가 울지 않게 잘해보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은 “좋은 이웃을 만나셔서 다행이다” “저런 이웃을 만나려면 삼대가 덕을 쌓아야 하는 복이다” “이웃이 서로 배려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예쁘다” “이렇게 따뜻한 분들이 많으면 세상이 살맛 날 것 같다” “다들 행복 길만 걸으셨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갈등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층간소음 상담 건수는 2019년 2만6257건, 2020년 4만2250건, 2021년 4만 6596건, 2022년 4만393건, 2023년 3만6435건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살인과 폭력 등 5대 강력범죄도 2016년 11건에서 2021년 110건으로 10배 늘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1월 한 50대 남성이 경남 사천시 사천읍 한 건물에서 층간소음 다툼을 빚던 30대 여성을 흉기로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