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류현진이 선물한 빵을 먹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의 빵 선물이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선물을 받은 옛스승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그 자리에서 빵을 집어 먹으며 엄지척을 날린 모습 덕분에 성심당이 뜻밖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어서다.

22일 대전의 유명빵집 성심당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스토리에는 로버츠 감독의 ‘먹방’ 모습이 담긴 영상과 캡처 사진 등이 잇따라 공유됐다.

게시물에는 ‘성심당 맛본 로버츠 감독의 메이저리그 리액션’ ‘로버츠 감독의 성심당 튀소구마 먹방’ 등의 문구가 적혔다. 모두 성심당과 관련 없는 네티즌들이 먼저 올린 게시물로, 온라인상엔 이같은 로버츠 감독의 먹방 관련 게시물이 다수 올라와있다.

성심당 인스타그램 계정에 공유된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성심당 빵 먹방./인스타그램

로버츠 감독의 ‘먹방’은 지난 2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 서울시리즈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경기를 앞두고 펼쳐졌다.

당시 류현진은 MLB 친정팀인 다저스 더그아웃을 방문했다. 옛스승 로버츠 감독과 재회한 류현진은 그를 끌어안은 뒤 성심당 빵을 선물했다.

로버츠 감독이 취재진을 향해 빵을 들어올리자 류현진은 “이거(상표) 나가도 돼요?”라고 물었다. 주변 관계자들이 ‘상관없다’ ‘성심당에서 쿠폰 받아’ 라고 농을 던지자 류현진은 “그거 괜찮은데요?”라며 웃었다.

선물을 받은 로버츠 감독은 그 자리에서 성심당 인기 메뉴인 튀김소보로와 튀소구마를 하나씩 맛봤다. 로버츠 감독은 “와우”라는 감탄사를 내뱉은 뒤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 모습을 본 류현진은 “이 정도면 광고하겠는데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로버츠 감독은 얼굴에 튀김 가루를 묻힌 채 류현진과 기념 사진 촬영을 했다.

로버츠 감독의 먹방은 온라인상에서 크게 화제가 됐다. 네티즌들은 “MLB 감독의 공짜 광고” “성심당 미국까지 진출하나요” “이러면 빵사기 더 어려워지는데 큰일이네” “류현진, 로버츠 감독 때문에 사람 많아져서 이제 성심당 못가겠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LA 다저스의 경기를 앞두고 한화 류현진이 경기장을 찾아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인사했다. /스포츠조선

2013년 MLB 무대에 진출한 류현진은 2019년까지 LA 다저스에서 활약했다. 로버츠 감독과는 2016년부터 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류현진은 올해 초 11시즌 동안의 MLB 생활을 마치고 대전을 연고지로 둔 친정팀 한화이글스로 돌아왔다.

서울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로버츠 감독은 기자회견과 인터뷰에서 꾸준히 류현진을 언급해왔다.

지난 17일 “류현진은 훌륭한 투수였고 좋은 동료였으며 재밌는 친구였다”며 “아직 연락하진 못했지만, 꼭 만나고 싶다. 이 기사를 보면 연락 달라”고 했고, ‘류현진이 감독의 연락처를 모른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19일에는 “그럼 류현진에게 내 전화번호를 알려줘야겠다”며 특정 숫자들을 나열해 부르기도 했다.

21일 서울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류현진을 두고 “아주 훌륭한 선수였다. 제가 본 여러 선수 중에서도 침착하고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된 선수였다. 류현진과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은 그가 얼마나 유머러스하고 농담을 즐기는지 알게 될 것”이라며 “빵도 정말 맛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