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속초 현장학습 도중 발생한 초등생 사망 사고의 인솔교사 2명이 재판에 넘겨지자 학교장이 탄원서 동참을 호소했다. /독자 공

현장 체험학습 도중 일어난 교통사고로 제자를 잃은 강원지역 초등교사 2명이 재판에 넘겨지자 전국 교사와 시민들이 나섰다. 약 3만5000명이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요청하는 탄원서에 잇따라 서명했다.

강원도내 한 초등학교장 A씨는 탄원서에서 “2022년 11월 우리 학교는 다양한 사전 준비와 안전교육 진행, 대비책을 마련했음에도 안타깝게도 한 아이를 체험학습에서 잃었다”며 “어떠한 위로의 말과 표현으로도 부모님의 가슴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했다.

사건은 강원 속초시 노학동의 한 테마파크 주차장에서 일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던 학생은 주차하고 있던 관광버스에 치였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 일로 인솔 교사 2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그 어디에서도 사례를 본 적 없는 고령 버스 기사의 예측할 수 없는 돌발 버스 운행과 부주의로 인한 사고였다”며 “그럼에도 두 교사는 ‘교사로서의 무한 책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그날 버스 기사의 해당 행동이 없었다면 저희는 다른 날의 체험학습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문제 없이 학교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두 선생님은 학교에서 사랑으로 학생들을 대하며 본인이 담당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적인 교사”라며 “그중 한 분은 사고를 당한 학생이 무척이나 따르고 좋아했던 담임선생님이었다”고 했다.

그는 “교직을 천직 삼아, 학생을 자식 삼아 학교에서 성실히 생활하시는 두 선생님이 이제는 사고의 아픔에서 벗어나 현실의 짐을 조금은 벗고 그들이 그토록 사랑하고 아끼는 우리 아이들 앞에 힘을 내어 설 수 있도록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바란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한 해당 탄원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의 서명도 부탁했다.

25일까지 전국 교사와 시민 등 3만50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원교사노조 등 교원노조·단체들도 해당 교사들을 돕기 위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교사의 첫 공판은 다음 달 19일 춘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