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취업 준비생이 친구의 결혼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친구의 결혼식에 50만원 정도의 축의금을 생각하고 있었으나 친구가 200만원짜리 냉장고를 선물로 요청했다는 사연이 공개됐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프 결혼한다는데 냉장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26살의 취업준비생이라는 글쓴이 A씨는 어릴 때부터 친했던 친구가 결혼한다는 소식에 축의금을 50만원 가량 줄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아둔 돈은 있지만, 생활비로만 쓸 정도로 절약하고 있었고, 친구의 결혼도 개인 사정상 급하게 결정돼 축의금을 모을 시간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당장 돈 깨서 무리하는 것보단 취업하고 여유 생기면 애 돌이나 생일 때 더 챙기자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나 친구는 약 200만원짜리 냉장고를 사달라고 요구했다. 친구가 장난스럽게 “결혼하는 데 뭐 해줄 거냐”고 묻자 A씨가 “원하는 게 있냐”고 되물으니 돌아온 답이었다. 친구는 “갑자기 결혼하는 마당에 남편한테 자랑할만한 거리를 가지고 싶다”며 “주변 친구들처럼 받는 단순한 축의금보다 뭔가 기억에 남는 게 받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런 요구에 부담을 느꼈다.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게 되면 생활이 힘들어질 수도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A씨는 “눈치가 면 좀 세우고 싶나 본데, 이해한다. 저라도 죽마고우한테 선물 받고 자랑하는 게 그림상 좋을 것”이라면서도 “너무 부담된다. 이미 본인이 생각한 제품까지 보여줬는데 참 막막하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대부분 결혼하는 친구가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50만원도 많다. 나중에 축의금 못 받아도 아쉽지 않을 정도만 해라” “20만원도 충분하다. 서로 크게 요구 안 하는 게 보통이다. 이런 걸로 상대가 서운해하면 친구 관계 끊길 가능성 엄청 높은데 크게 마음에 두지 마라” “현 상황을 솔직하게 말하고 형편에 맞게 축의금을 내는 게 맞다”는 반응이었다.
“취준생에게 냉장고를 사달라는 게 진짜 친구냐” “먼저 손절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친구 사정 생각 안 하고 저렇게 뻔뻔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해 10월 KB국민카드가 고객 4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축의금 관련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알고 지내는 사이에는 평균 8만원을, 친한 사이에는 평균 17만원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고 지내는 사이에서 ‘5만원 이하’가 53%,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가 44%를 차지했다.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는 2%, ‘20만원 초과’는 1%에 불과했다. 친한 사이에는 ‘5만원 초과 10만원 이하’가 52%, ‘10만원 초과 20만원 이하’가 29%였다. 이어 20만원 초과 30만원 이하(13%), 5만원 이하(3%), 30만원 초과(3%)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