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학교 정문 앞으로 한 학생이 지나고 있다. /뉴스1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 졸업생은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서울대는 최근 ‘서울대생 인재상’을 정하기 위해 서울대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조사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본 서울대생의 모습은 대체로 비슷했다. 유능했지만 이기적이었다. ‘나르시시즘(자기애)’ ‘인간다움 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대는 최근 전문가 53명 등을 심층 인터뷰해 ‘서울대 인재상’ 관련 보고서를 만들었다. 본지가 22일 입수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생의 강점으로는 ‘논리’ ‘분석력’ 등 지적 능력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 반면 약점으로 ‘공감’ ‘수용’ ‘협업’ 등 타인과의 관계에 관한 얘기가 다수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 약점으로 인해 서울대생이 사회에서 기대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교내 전문가 A씨는 서울대생에 대해 “기업에서 자존심만 높지 이기적이고 각자도생하는 모습만 보여 팀플레이를 못한다”며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책임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못 배운 채 사회에 진출한 결과”라고 했다. 학외 전문가 B씨는 “서울대생은 안전 지향적”이라며 “도전했다가 30~40세쯤 초라해질 리스크를 안는 데 압박감을 느끼는 듯하다”라고 했다.

학외 전문가 C씨는 “존경받는 존재·집단이 되려면 유능함만으로는 안 되고 따뜻해야 하는데 서울대생이 따뜻한 존재인지 잘 모르겠다”며 “존경받는 존재가 되면 다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데, 서울대생들과 같이 일하고 싶냐 물으면 그건 물음표가 붙는다”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서울대 졸업생이 기존 틀 안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체적으로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몰입하고, 도전하는 인재가 되도록 교육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나르시시즘, 자기중심주의 모습을 보인다” “엘리트주의에 빠져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대 교육위원회는 이와 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도전과 공감으로 미래를 여는 지성’을 인재상으로 정했다. 이와 함께 도전 혁신, 의사소통, 사회 공헌, 문제 해결 네 가지를 서울대생이 가져야 할 핵심 역량으로 선정했다. 이 인재상은 내년 출범할 ‘학부 대학’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어떤 인재를 키울 것인지가 앞으로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이젠 인재상을 바탕으로 어떤 인재를 키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