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방시혁 의장(왼쪽), 어도어 민희진 대표. /뉴스1

하이브가 자사 레이블 어도어 대표의 경영권 탈취 시도와 관련한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하이브가 확보한 대화록에는 “여론전 준비” “(뉴진스) 데리고 나간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하이브는 “대표이사(민희진)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이날 중 민 대표 등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민 대표는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이브는 전했다. 이어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했다.

하이브가 공개한 대화 이미지. 어도어 경영진 3인의 단체 대화방에서 지난 4일 부대표의 구상에 대표이사가 답하고 있다. /뉴스1

또한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 등의 대화가 오갔으며,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 등 실행 계획도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감사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이사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전했다.

하이브는 감사를 통해 민 대표와 어도어 부대표 A씨가 나눈 대화를 확보했다며, 이를 캡처한 이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A씨가 “이런 방법도 있다”며 구체적인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고, 민 대표로 지목된 대화 상대방은 “대박”이라고 답했다.

하이브는 뉴진스 멤버들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케어(돌봄)와 성공적인 컴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멤버들의 법정대리인과 조속히 만나 멤버들을 보호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앞서 민 대표는 지난 22일 공식입장을 내고 경영권 탈취 시도를 한 적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빌리프랩 소속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 일부를 표절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이브가 자신을 해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