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패배해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한국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23세 이하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FIFA 랭킹 23위)이 FIFA 랭킹 134위 인도네시아에 충격패를 당해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분노한 축구팬들은 대한축구협회 공식 소셜미디어 등에 몰려가 항의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6일(한국 시각)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인도네시아와 연장까지 2대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0대11로 패했다. 이 대회 1~3위는 파리 올림픽으로 직행하고, 4위는 아프리카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상황에서 한국은 4강 진출에 실패해 올림픽 본선 무대에 설 수 없게 됐다.

이날 이 같은 사실을 알리는 대한축구협회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2시간여 만에 1만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축구협회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네티즌들은 “정몽규(대한축구협회회장)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 암흑기다” “이게 맞아? 올림픽 탈락이라니” “정몽규, 황선홍 OUT” “정몽규, 황선홍 손잡고 나가라 제발” “한국 축구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선배들이 9회 연속 올림픽 진출했었는데 이렇게 망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엔 팀 주축인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포드) 등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소속팀 반대로 차출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친선 경기에는 해외파 불러 놓고 정작 올림픽 진출 걸린 경기에 차출을 못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인도네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네티즌들은 한국 축구팬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이에 역시 인도네시아인으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이 패배한 팀을 조롱하지 말라고 이들을 말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축구 진 것도 열받는데 인도네시아 분들이 여기 와서 댓글로 조롱하는 거 열받는다”라고 했다.

올림픽 본선 진출이 좌절된 후 한국 강성진이 아쉬워하고 있다. /뉴시스

황선홍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얻어냈지만 이날 경기에선 신태용 감독과의 지략 대결에서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슈팅 수에서 크게 밀리는 등 경기 내용에서도 완패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일단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기분이 좋다”면서도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힘들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