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마포구에서 서울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 2팀 배은철 경정이 기자 브리핑을 열고 전세사기 조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뉴시스

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전세사기를 벌인 조직원 119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전세사기 조직 ‘OO주택’ 총책 A(43)씨와 부장단 B(35)씨 등을 포함한 119명을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거하고, 6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일대의 빌라, 오피스텔 등 주택 428채를 매수해 임차인 75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10억원 상당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리베이트 수익금을 포함한 114억3000만원 상당을 몰수 및 추징보전했다.

검거된 일당은 2020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서울 은평구에 부동산 컨설팅업체를 설립하고 범죄를 저질러왔다. 임차인 등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전세보증금을 실질 매매대금보다 부풀려 받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중 다수가 전세 수요가 높은 20·30 청년층이라고 한다.

일당은 총책 A씨와 부장단의 사촌이나 고등학교 동창 등 지인이 모인 조직으로, 서울에 본사를 두고 경기 부천시와 구리시에 지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등 조직을 확장했다. 이들은 직급과 출퇴근 시간, 업무보고 체계 등을 사칙으로 정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총책은 조직 운영 및 수익금 배분, 부장단은 명의대여자 및 자금 관리, 직원들은 매물 확보를 위한 인터넷 광고 및 매매와 전세 계약을 담당했다. 현재 조직은 와해됐다.

범죄에 가담한 명의대여자 G(54)씨와 H(61)씨는 피해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대위변제를 받은 후 이사를 가 공실이 나오자 이를 월세로 변경해 수사 중에도 계속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총책 A씨와 사촌 관계인 부장단 B씨는 범죄 수익의 대부분을 게임 머니에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향후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전세사기 등 부동산 관련 범죄 수사를 지속해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