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 빌딩 옥상에서 여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가 8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박상훈 기자

서울 서초구 한 건물 옥상에서 서울 소재 한 의과대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20대 남성 A씨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건과 관련, 피해자의 소셜미디어 계정 등이 온라인상에 공개되자 유족이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8일 피해여성 B씨의 계정으로 알려진 인스타그램에는 B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네티즌의 댓글이 올라왔다. 그는 A씨 실명을 밝히며 “동생이 억울하게 A씨에게 살해당했다”고 했다.

B씨의 언니는 “어느날 동생이 A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갑자기 죽고싶다고 하면서 옥상에서 수차례 뛰어내리려 했다”며 “동생은 착한 마음에 죽으려는거 막다가 이미 예정되어있던 B의 계획 범죄에 휘말려 수차례 칼로 찔려 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 가족은 지금 하루하루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동생이 조금이라도 편히 잠들 수 있게 동생의 신상이 퍼지는 것을 막고자 계정을 비공개 또는 삭제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계속 오류가 걸려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부디 동생에 관한 억측은 자제해달라”고 덧붙였다.

B씨의 언니는 자신의 계정 프로필 사진을 통해서도 A씨 실명을 밝히고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부디 가해자가 평생 고통 속에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여자 친구 B씨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헤어지자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경찰에 자신의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한 건물 옥상에서 남자친구였던 20대 남성에게 살해 당한 여성 B씨의 유족이 B씨 소셜미디어 계정에 댓글을 남겼다./인스타그램

조사 과정에서 A씨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고 서울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학생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A씨가 수능을 치렀을 것으로 추정되는 연도의 수능 만점자를 다룬 기사 등을 통해 A씨의 신상을 특정했다.

이후 온라인상에는 A씨의 출신 지역 및 학교는 물론 과거 A씨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유명 유튜브 등과 인터뷰를 한 내용 등이 공유됐고 소속 대학교와 학번이 게재된 소셜미디어 계정도 노출됐다.

이 과정에서 B씨의 소셜미디어 계정도 함께 노출됐다. B씨의 계정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네티즌은 A씨를 옹호하는 식의 댓글을 남기기도해 B씨의 언니가 이 같은 글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한편 A씨는 이날 오후 3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