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두른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피해자는 “조용히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가 칼에 맞았다고 호소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후 9시 20분쯤 서울 미아동의 한 피시방에서 남성 B씨와 말다툼을 벌인 뒤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B씨는 목과 손바닥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고 한다.
사건은 피해자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당시 사진 등을 올리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피시방에서 칼빵 맞았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한 남성이 목 주위와 손바닥이 흉기에 찔려 구급차에서 응급처치를 한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가 입고 있던 흰색 셔츠는 피로 빨갛게 물들어 있었고 손바닥도 상처를 입었다.
보안 요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글쓴이 B씨는 “피시방에서 어떤 사람이 계속 욕하고 난리를 쳤다. 그 사람이 바로 앞자리라 ‘조용히 좀 해달라’고 했다”며 “근데 이 사람이 직감적으로 좀 이상한 사람 같았다”고 했다.
이어 “아니나 다를까 이 사람이 나한테는 ‘사과하러 갈 테니까 기다려라’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른 사람한테 전화 걸더니 ‘나 내일 일 못 나가니까 그렇게 알아’라고 말했다”고 했다. B씨는 “이거 듣고 (공격하러 올 것 같아서) 바로 방어 준비를 했는데도 목에 칼침을 맞았다”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 사람보다 신체능력이 좋아서 바로 칼 든 손목을 잡고 다른 사람들한테 ‘도와달라’고 해서 이 사람을 잡았다”며 “지금 구급차 안인데 병원 파업이라 아무데도 안 받아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네티즌들의 여러 질문에 “가해자가 맥가이버 칼로 휘둘렀다” “의사 파업으로 병원에 못 가다가 한 군데 찾아서 가게 됐다” “아까 한 번 쇼크 왔다가 링거 맞고 살아났다” 등의 댓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날인 9일 새벽 B씨는 추가 글을 올려 상황을 알렸다. 그는 “일단 글쓰기에 앞서 걱정해 줘서 고맙다. 덕분에 목에 네 바늘 꿰매고 지금 집 왔다”고 했다.
이어 “그래도 다행인 게 여자나 다른 사람이 당했으면 진짜 살인사건 날 수도 있었는데 다행히 나를 건드려서 이 이상의 피해가 없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야겠다”며 “너희는 저런 사람 만나지 마라”라고 했다.
서울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체포된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