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대 청소년들의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서쪽 담장(위 사진)이 깨끗하게 복구된 모습(아래). 두 차례 낙서로 훼손됐던 담장을 복구하는 데 총 1억5000여 만원이 들었다는 감정 평가가 나왔다. /연합뉴스

지난해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됐던 경복궁 담장을 복구하는 데 총 1억5000여 만원이 들었다는 감정 평가기관의 판단이 나왔다. 국가유산청은 “감정 평가 전문기관을 통해 경복궁 담장 복구 비용을 추산한 결과 부가세를 포함해 총 1억5000여 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1차 낙서 복구 비용은 1억3100여 만원, 2차 낙서 복구 비용은 1900여 만원으로 추산된다”고 23일 밝혔다.

스팀 세척기·레이저 세척기 등 전문 장비를 빌리는 비용, 작업에 필요한 방진복·장갑·작업화 구매 비용, 작업에 투입된 전문가 인건비 등을 모두 포함한 액수다. 1차 낙서는 10대 청소년들이 경복궁 영추문, 국립고궁박물관 주변 쪽문에 남겼고, 2차 낙서는 다음 날 20대 남성이 경복궁 영추문 좌측 담장에 낙서한 모방 범죄다. 국가유산청은 “다음 달 1·2차 낙서범에게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해 낙서 관련 규정을 마련한 이후 적용되는 첫 사례다.

한편 경찰은 10대 청소년들이 경복궁 담장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사건 배후를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5개월에 걸쳐 추적한 끝에 일명 ‘이 팀장’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던 A씨를 전날 체포했다. A씨는 임모(18)군과 김모(17)양에게 “낙서하면 300만원을 주겠다”고 해 경복궁 담장을 훼손하도록 지시했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구체적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