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33)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김호중씨를 대신해 거짓 자수했던 매니저의 휴대전화에서 김씨와 매니저가 사고 직후 나눈 통화 녹음파일을 다수 확보했다. 김씨 매니저 휴대전화에 자동 녹음기능이 활성화되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통화 녹음파일에는 김호중씨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김호중씨 사건과 관련해 “객관적 증거가 있고 참고인 조사를 충분히 했기 때문에 거짓말 탐지기 조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종수 본부장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굳이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김씨) 자백이 유일한 증거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김호중씨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김호중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소폭(소주 폭탄주) 1~2잔, 소주 3~4잔을 마셨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가 최소 소주 3병가량을 마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김호중씨와 사고 당일 만난 유명 연예인은 개그맨 정찬우(56)와 그룹 ‘리쌍’ 출신 래퍼 길(46‧본명 길성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초기에는 김호중과 술자리를 함께 했던 연예인으로 같은 소속사인 개그맨 허경환과 래퍼 슬리피가 지목됐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김호중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났다.
김호중씨 측은 운전자 바꿔치기,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파손 등은 인정하면서도 음주운전 의혹만은 강하게 부인해왔다. 그러다 여러 증거가 쏟아져 나오자 사고 열흘 만인 지난 19일 음주운전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