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에서 길을 잃은 80대 치매 노인을 찾은 요구르트 배달원. /부산경찰청

부산에서 길을 잃은 치매노인을 경찰관과 요구르트 배달부들의 협업으로 무사히 보호시설로 돌려보낸 일이 알려졌다. 지역사회 곳곳을 누비는 야쿠르트 배달부들과 경찰이 맺었었던 업무 협약 덕에 빠른 정보 공유로 노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한다.

2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2시 18분쯤 금정구 한 노인복지센터에서 돌보고 있던 80대 치매 노인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112로 접수됐다. 신고는 관할 지구대인 금정경찰서 서금지구대로 떨어졌다.

이 지구대 소속 김호삼 경위는 출동해 인근 수색에 나서면서 동시에 ‘요구르트 매니저방’에 실종자 인상착의를 전파했다. 요구르트 배달부 18명과 경찰 등 20여명이 있는 방이다. 평소 업무협약이 되어있던 ‘hy(옛 사명 한국야쿠르트)’ 매니저들에게 치매 노인을 찾아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금정구 ○○병원 앞에서 30분 전 검정 모자에 빨간 점퍼를 입은 할아버지가 사라졌습니다. 발견하시는 분께서는 즉시 연락 바랍니다’(부산 금정경찰서 서금지구대)

‘어떡하나요. 알겠습니다.’(요구르트 배달부1)

‘○○병원 근처에요. 살펴볼게요.’(요구르트 배달부2)

‘어머나 ㅠㅠ 바로 찾아볼게요.’(요구르트 배달부3)

이런 메시지를 접한 한국야쿠르트 매니저들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인상착의가 비슷한 할아버지를 한 매니저가 발견했고, 경찰에 바로 신고를 해왔다. 출동한 경찰은 실종된 할아버지가 맞는 것을 확인하고, 그를 해당 센터로 다시 돌려보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묻지마 칼부림 사건 등 이상 동기 범죄가 이슈가 되면서 경찰력만으로는 빠른 대처가 어렵다고 판단해,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는 요구르트 배달부들과 정보 공유를 하는 쪽으로 협약을 맺었다”며 “해당 매니저에게는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