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드민턴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삼성생명)이 지난 7년간 대표팀 선배들의 빨래와 청소 등 잡일을 도맡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SBS에 따르면, 안세영의 부모가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소속팀에서의 재활과 전담 트레이너 배정 등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안세영 측은 선수촌 내 생활 문제 개선도 요청했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7년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다. 그는 대표팀 막내 생활을 해온 7년 내내 선배들의 끊어진 라켓줄을 갈았고, 방 청소와 빨래 등 잡일을 도맡아했다고 한다.
안세영 측은 “일과 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잡무로 피해를 받아왔다”며 협회에 개선을 요구했다. 협회는 이런 면담 내용을 대표팀에 전달했고, 대표팀 코치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세영은 지난 5일 파리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딴 직후 “7년동안 정말 많은 걸 참고 살았다”며 “대표팀과 함께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흡한 부상 관리 체계와 낡은 훈련 방식, 개인 후원 계약 제한 등에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런 불만이 해소되지 않으면 태극마크를 내려놓고 개인 자격으로 향후 국제 대회에 출전할 뜻을 내비쳤다.
논란이 커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배드민턴협회를 상대로 감사에 착수했다. 문체부는 미흡한 선수 부상 관리, 복식 위주 훈련, 대회 출전 강요 의혹 등에 대한 경위를 파악하고, 국제 대회 출전 규정 등 제도 문제, 협회의 보조금 집행 및 운영 실태까지 종합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은 신인 선수 연봉과 계약금 상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안세영은 이번 달 출전하기로 했던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750 일본 오픈과 전남 목포에서 개최하는 슈퍼 500 코리아오픈에 불참한다고 알렸다. 소속팀 삼성생명은 안세영이 무릎과 왼쪽 발목에 부상이 있어 4주가량 휴식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단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