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2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전자담배 박람회 ‘코리아 베이프쇼(Korea Vape Show) 2024′가 잠정 연기됐다. 청소년 금연 운동 단체를 비롯한 교육, 건강 관련 단체들이 낸 반대의 목소리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 베이프쇼는 2018년부터 작년까지 4번 열린 전자담배 박람회다. 개최될 때마다 미성년자 출입을 허술하게 관리하고 AV배우 등 초청 팬미팅 행사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담배 판촉 행사를 벌인다는 점 때문에 ‘청소년 흡연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올해도 거센 반대에 부딪혀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던 행사가 한 차례 연기됐다.
서울YMCA 청소년운동부는 지난달 26일 이 박람회를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돈벌이보다 중요한 것은 청소년 건강권 보호”라고 했다. 단체는 성명에서 “주최 측이 전자 담배는 인체에 덜 유해하다는 내용으로 건전한 흡연 문화를 전파하는 박람회를 연다는데 이런 박람회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선정적인 판촉 활동, 온라인 홍보, 전자 담배 무료 시연 등은 청소년들에게 달콤한 유혹이 될 수 있고 흡연에 대한 대중의 의식이 바뀔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더케이호텔’이 행사 대관 장소라는 점을 문제 삼았다. 더케이호텔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출자한 회사라 교육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다고 볼 수는 없는데 학생들에게 유해한 행사의 대관 신청을 허가했다는 것이다. 서울YMCA는 “교육부는 적극 전면에 나서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전자담배 흡연 박람회 행사를 대관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논란을 의식한 ‘더케이호텔’ 측이 행사 대관을 취소하면서 현재 ‘코리아 베이프쇼 2024’ 행사는 잠정 연기됐다. 행사 주최 측은 공식 소셜미디어에 ‘코리아 베이프쇼 2024는 전시장을 임대했던 더케이호텔의 일방적인 임대 취소로 잠정 연기되었음을 공지한다’는 공지를 게시했다. 행사 주최 측은 행사 잠정 연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더케이호텔 측으로 손해배상청구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질병관리청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중 69.5%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통해 처음 흡연한다. 각 청소년, 교육 및 건강 관련 단체에서는 연초보다 니코틴이 적고 향도 좋다며 홍보하는 전자담배도 유해하다며 전자담배 행사를 규탄하고 금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