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문체위원장에게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의 위증 혐의가 확인됐다”며 문체위 명의로 고발해 달라고 요청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석연찮은 이유로 유명 외국인 감독을 탈락 시키고 홍 감독을 제대로 된 절차 없이 ‘핀 포인트’ 선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은 “지난달 현안 질의 자리에서 이 이사는 ‘한 카페에서 홍명보 감독 면담을 단둘이 진행했다’고 말했다. 작은 빵집이었고 희미한 조명 속에 면담했다고 했지만, 두 사람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밝혀졌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이사는 지난달 24일 문체위의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해 “홍 감독 면담 과정에 누가 동행했느냐”는 조계원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면담은 저랑 홍 감독, 둘이 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최근 한 언론 보도를 통해 최영일 축구협회 부회장이 당시에 동석했다는 음성녹음이 공개됐다. 녹음에선 “우리(최 부회장과 이 이사)가 부탁을 했죠. 한국(축구) 살릴 사람 당신밖에 없다고”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문체위 축구협회 현안 질의 당시 “다른 테이블에 앉아서 휴대폰을 했다”며 자신은 홍 감독과의 대화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의원은 “최 부회장이 동석했다는 게 확인됐다. ‘독대했다’는 이 이사의 진술은 위증으로 드러났고, 허위 증언을 한 이 이사를 국회법상 고발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이에 전재수 위원장은 “위증, 합의된 증인의 불출석 문제 등 국정감사 및 문체부 종합감사 종료 뒤 관련 사안을 종합해 문체위 차원에서 엄중하게 대처하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축구협회는 현재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외국 유명 감독 대신 석연찮은 절차를 통해 홍 감독을 선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직 축구선수이자 축협 전력강화위원인 박주호가 “현실적인 가능성이 없는 후보와 감독직에 관심 없다고 밝힌 김도훈, 홍명보 감독이 최종 후보 리스트에 남아 있었다”는 취지의 내부고발 영상이 발단이 됐다.
최종 후보 리스트에 오른 세계적 명장 거스 포옛과 다비트 바그너는 최종 면접까지 본 뒤 탈락했고, 되레 면접을 거치지 않은 홍 감독이 최종 선임됐다. 이임생 이사는 7월10일 한 언론과 서면 인터뷰에서 홍 감독은 면접을 보지 않았고, 면접을 보지 않은 이유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