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27일~28일 이틀 동안 폭설이 내린 가운데, 스키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등 눈길을 헤치고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키 타고 출근하는 사람”이라는 제목과 함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한 남성은 스키 장비를 착용하고 가방을 멘 채 눈이 쌓인 도롯가를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영상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하동 호수공원 사거리에서 촬영됐다.
이 남성은 미끄러운 길에 굼뜨게 움직이는 차를 앞서나가기도 했다. 광교와 인근 용인 흥덕에서도 이 남성을 봤다는 목격담이 다수 올라왔다.
영상 속 남성은 스키 선수 출신의 고등학교 체육 교사 김정민씨로 알려졌다. 그는 약 12㎞ 되는 거리를 1시간30분 걸려 이동했다고 한다. 김씨는 SBS를 통해 “버스를 타고 가려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스키를 타고 가는 게 빠를 것 같았다”며 “너무 힘들어서 팔뚝이 부러질 것 같다. 퇴근 후에는 대중교통을 탈 예정”이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이런 날에는 차보다 낫다” “흥덕에서 광교까지 스키 타고 간 듯” “그냥 크로스컨트리지 않나. 회사 가서 지칠듯” “평지나 오르막길에선 팔힘만으로 스키 타기 힘들 텐데 대단하다” “즐기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외에도 네티즌들은 “나무가 쓰러져 도로를 막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밑을 기어서 지나갔다” “이럴 줄 알고 출근을 위해 회사 근처 모텔에서 잤다” “5시간 걸려서 겨우 출근했다” 등 눈길을 뚫고 출근한 사연을 공유하기도 했다.
28일 전날에 이어 간밤에 또다시 폭설이 내리면서 이날 아침 수도권에 최대 40㎝ 넘는 눈이 쌓였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적설을 보면 경기 용인(처인구 백암면) 47.5㎝, 수원 43.0㎝, 군포(금정동) 42.4㎝, 서울 관악구 41.2㎝, 경기 안양(만안구) 40.7㎝ 등이다. 경기남부와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곳곳에 성인 무릎 높이 만큼의 눈이 쌓였다.
수원은 겨울을 통틀어 196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많은 눈이 쌓인 상태다. 전날 30㎝가량 눈이 쌓인 상태에서 밤사이 눈이 더 쏟아지면서 적설이 40㎝를 넘겼다.
폭설로 사고 위험이 커지자 김동연 경기지사는 도내 초등학교와 유치원을 대상으로 휴교·휴원을 긴급 권고했다. 도는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난 대응 이외 공무출장을 자제하도록 하고, 임산부 및 자녀 등교·돌봄 등이 필요한 직원의 경우 부모 휴가, 연가, 가족 돌봄 휴가, 재택근무 등을 적극 활용하도록 했다.
수도권 지역을 오가는 통근버스가 폭설로 운행에 차질을 겪으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남양연구소 등은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출근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