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의원들이 소방 출동 태세를 점검하겠다며 논에 고의로 불을 지르고 소방에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경북도의회와 소방공무원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경북 상주시 한 논두렁에 불이 났다는 신고가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접수하고 곧바로 2대의 소방 펌프차를 현장에 출동시켰는데, 현장에는 비교적 좁은 면적에 지푸라기 등 잡풀이 타고 있었다. 도의원들이 라이터로 불을 질러 놓은 것이었다. 소방관들은 단 10∼20초 만에 불을 끈 것으로 알려졌다.
도의원들은 소방대원들에게 “신속하게 출동해서 진압을 잘했다”라고 칭찬을 한 뒤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소방공무원노조는 당시 다른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거짓 신고는 소방력 공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북도의회 측은 행정사무 감사 기간 도민의 안전을 도모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현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점검을 진행한 경북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의 박순범 위원장은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최근 경북 영양군에서 출동한 소방차에서 물 분사가 되지 않아 주민의 집이 전소된 일이 있었다. 경북소방 출동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늦고 그중에서 상주가 또 최하라서 점검했다”며 “점검 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면 앞으로는 보완해서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순범 위원장은 또 “소방력 공백이 생길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진행했다”면서도 “오늘 예결위 회의 전 유감표명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