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뇌사상태에 빠진 60대 아버지가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30일 서영택(67)씨가 한림대학교 동탄성심병원에서 심장, 간장, 좌우 신장, 좌우 안구를 6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19일 밝혔다.
서씨는 지난달 23일 길에서 쓰러진 채로 행인에게 발견돼 응급실로 옮겨졌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서씨가 평소에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늘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누군가를 살리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기증에 동의했다.
서씨는 평소 밝고 활발한 성격에 주변 사람들을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 제조업 공장에서 일하면서 시간이 될 때는 친구들과 당구를 즐겼다. 서씨의 하나뿐인 외아들은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아버지를 떠나보내게 됐다. 고인은 평소 외아들의 결혼을 앞두고 예비 며느리도 살뜰히 챙긴 가정적인 사람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 아들은 “아버지께서는 늘 나누고 베풀고 사셨는데 가는 길에서도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나시는 게 자랑스럽고, 보고 싶다. 고생 많이 하셨고 편히 쉬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의 장기를 받는 분이 아버지 몫까지 더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소중한 삶을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는 아름다움을 보여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