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평생 속 한 번 안 썩힌 착한 아들이었습니다. 여자친구하고 처음 가는 여행이라고 행복해했어요.”
29일 오전 발생한 무안공항 사고 비행기의 탑승자 중 한 명인 손모(29)씨 아버지 손주택씨는 망연자실한 목소리로 본지에 이렇게 말했다.
손씨는 사고 직후 무안공항 1층 로비에 아내 등 가족과 함께 있다. 아직 “어디 병원으로 이송됐다” “신원이 확인됐다” 등 얘기도 듣지 못했다. 지금 탑승객 가족 500여 명이 공항에 있다. 손씨는 이날 아침 동료들이 모인 단체 카카오톡방에서 비행기 사고 소식을 들었다. 설마하는 생각에 오전 9시 넘어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손씨에 따르면, 아들 손씨는 3년 전 코레일에 입사했다. 한 번도 부모 속을 썩이지 않은 효자였다고 한다. 손씨는 “아들이 지난 주 수요일부터 여자친구와 처음 가는 여행이라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손씨는 “빨리 사고 수습이 돼서 현황을 알고 싶은데, 그런 것들이 제대로 공유가 안돼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탑승객 가족 이훈희(39)씨는 “공무원 출신 어머니가 퇴직한 친구들 7명과 함께 여행을 갔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최근에 어머니가 암 투병 치료를 받고 완치했는데, 쾌차 기념으로 여행을 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생존 여부도 모르고, 돌아가셨더라도 시신이 훼손됐을 것 같아 슬프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 방콕에서 이날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으로 온 제주항공 비행기가 폭발하는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생존자 2명을 제외하고 모두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