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의 원인으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항공기 엔진 폭발이 지목되는 가운데 29일 오후 무안국제공항 주변으로 철새떼가 날고 있다./뉴시스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7C 2216편 착륙 사고의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비행기와 조류의 충돌)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이 비행기 운항 편수 대비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이 전국 14개 지방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김포·김해·제주·대구·광주·청주·양양·무안·울산·여수·사천·포항경주·군산·원주 등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14개 지방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총 559건이다. 착륙 시 200피트(약 60.96미터), 이륙 시 500피트(약 152.4미터) 등 공항 지역 내에서 발생한 것을 집계 기준으로 삼았다.

조류 충돌 발생 건수만 집계했을 때는 김해공항이 1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포공항(140건), 제주공항(119건), 대구공항(38건), 청주공항(33건) 등 순이었다.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은 총 10건으로 2019년에 5건, 2020년 1건, 2022년 1건, 2023년 2건, 올해는 8월까지 1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체 운항 편수 대비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을 보면 무안국제공항이 14개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무안공항에선 총 1만1004편이 운항됐고 이를 반영한 조류 충돌 발생률은 0.09%(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로 집계됐다.

조류 충돌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김해공항의 경우, 운항 편수를 감안한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은 0.03%로 14개 지방항공 가운데 8위로 나타났다. 취항 편수가 가장 많은 제주공항(92만6699편)과 김포공항(75만 7479편)도 조류 충돌 발생률은 각각 0.01%, 0.02%로 무안국제공항보다는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모든 조류 충돌이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발생한 559건의 조류 충돌 가운데, ‘피해 있음’으로 집계된 것은 20건이었다. 발생한 버드 스트라이크 중 약 3.58%만 항공기에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활주로 주변에 배치되는 예방 전담 인원은 14개 지방 공항 가운데 김포공항이 현원 기준(2024년 12월) 23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제주공항(22명), 김해공항(16명), 청주공항(8명), 대구공항(8명) 순이었다. 이번 여객기 충돌 사고가 발생한 무안국제공항은 전담인원이 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