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활주로를 이탈해 폭발‧화재 사고가 난 여객기에는 대부분 크리스마스에 맞춰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났던 탑승객들이 탔던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오전 9시 3분쯤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항공기 기체는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고, 전체 탑승자 가운데 승무원 2명만 구조돼 목포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객기에는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181명이 탑승해 있었다. 승객 중에는 여행사가 3박5일 일정으로 모객했던 크리스마스 여행객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여객기에는 가족 단위 탑승객이 많았던 분위기다. 공항에서 해당 여객기에 탑승한 가족을 기다리던 A씨는 뉴스1에 “크리스마스에 즐겁게 떠났는데 이게 무슨 일이냐”며 눈물을 훔쳤다. 또 다른 남성은 “아내와 처제가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다고 출발하기 두 시간 전에 연락이 왔는데 지금은 연락이 안 된다”며 속을 태웠다.
어머니와 이모 5명이 사고 비행기에 탔다는 이도 있었다. 어머니를 마중하기 위해 무안공항을 찾았다는 이는 경향신문에 “오늘 오전 태국에서 돌아오는 어머니와 이모를 모셔가기 위해 공항으로 마중 나왔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나이 드신 어머니와 이모 5명이 한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떠났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전남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1시 56분 기준 사망자 96명을 수습하고 현장에서 추가 사상자를 확인하고 있다. 전남소방본부 관계자는 탑승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현장 브리핑에서 “총 탑승자 181명 중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대부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담장과 충돌한 이후 기체 밖으로 승객들이 쏟아졌다.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동체는 거의 파손됐고 사망자들도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태”라며 “유해 위치를 확인해 수습하고 있어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