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명 중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의 피해규모가 이토록 커진 데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단단한 콘크리트 구조의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안전시설)를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의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 규모를 키웠다”는 주장에 대해 30일 아침 브리핑부터 오후 브리핑까지 “파악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예규 항공장애물 관리세부지침에는 로컬라이저 설치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 예규란 관청에서 내부의 사무에 관한 기준을 보이기 위해 정한 규칙이다.
국토교통부예규 항공장애물 관리세부지침 제25조에 따르면, 로컬라이저 안테나 등 장애물이 될 수 있는 공항장비와 설치물의 종류는 항공기가 충돌했을 때 최소한의 손상만을 입히도록 돼있다. 즉 평상시에는 구조적 통합성·견고성을 유지하되, 그 이상의 충격이 가해지면 항공기에 최소한의 위험만을 가하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30일 아침부터 오후 브리핑에서도 로컬라이저 관련한 설치 규정을 묻는 질문에 “저희가 사실은 지금 근거 규정이나 해외 어떤 내용들을 파악 중에 있고, 파악이 되는 대로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또,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 위치는 국내 다른 주요 공항과 비교해서도 유독 짧다는 분석도 있다. 본지가 국내 주요 공항들의 활주로 끝과 로컬라이저 사이의 거리를 비교한 결과, 인천공항은 활주로 4개에 설치된 로컬라이저와 활주로 끝 간 거리가 290~300m 정도, 김포공항은 310여 m로 분석됐다.
제주와 김해·청주·대구·양양 등 그 외 국제공항도 모두 300m 이상으로 기록됐지만 무안공항은 251m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