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박한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전남 무안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의 신원 확인 등 수습이 늦어지며 임시 안치소에 냉동 컨테이너가 설치됐다. 하지만 유족 측은 “아직도 유해가 격납고에 널부러져 있다”며 “단 한 구의 시신도 아직 냉동고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족 대표를 맡고 있는 박한신씨는 30일 오후 7시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박씨는 “당국이 냉동 차량과 냉동고를 지원하기로 하고 시신의 부패를 막아주기로 했지만 아직 냉동 시설 설치조차 완료되지 않았다”며 “그동안 시체가 훼손되고 부패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같은 유가족 주장에 대해 부산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시신이 아직 냉동고에 못 들어간 것은 맞는다”면서도 “냉동고가 준비는 됐지만 시신을 보관하더라도 안치실처럼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시신을 분리해 안치할 수 있게 칸막이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오늘 밤샘 작업을 해서라도 시신을 내일 중에는 넣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임시 안치소 앞에 냉동 컨테이너가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부산지방항공청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사고 수습 당국은 무안 공항 격납고에 마련된 임시 안치소 근처에 시신을 보존하기 위한 냉동 컨테이너 11대를 투입했다.

겨울인데도 낮 기온이 많이 올라 시신이 부패할 것을 우려한 유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날 무안은 낮 기온이 11도까지 올랐다.

수습 당국은 훼손 정도가 심한 시신이 많아 가족들과 유전자 정보(DNA)를 일일이 대조하고 있다. 이에 검안을 끝낼 때까지 열흘 정도 소요될 것으로 판단했다.

신원 확인 후 검안까지 마친 경우 유족 별로 희망하는 장례식장에 시신이 안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