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당국, 제주항공 측이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 측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합동 분향소를 무안국제공항에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전남도는 무안국제공항 1층 입국장에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분향소는 정부가 이날 오전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설치한 ‘정부 합동분향소’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한편, 이날 제주항공은 향후 장례 관련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확인서를 유가족에 전달했다.
유가족대표를 맡고 있는 박한신씨는 이날 제주항공과 협의한 확인서의 내용을 발표했다. 확인서엔 “제주항공은 예의를 다할 것이고 이를 위하여 장례와 관련된 직간접 비용을 일체를 지급할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은 장례, 숙박, 이동 등 장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비용에 국한된 것이다. 다만 사고에 관한 민형사상 책임과 인적, 물적 배상 등의 경우 별도로 정해질 계획이다.
유가족 측은 빠른 시신 인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유가족은 “어제 (현장에) 보러 갔는데 검안의 1명이 160구가 넘는 시신을 보고 있었다”며 “말이 되냐. 인원이 얼마나 되는 것이냐”며 빠른 대책을 요구했다.
이에 나원호 전북경찰청 수사본부장은 “시신 인도가 늦어지는 점은 정말 송구하다”면서도 “죄송하지만 온전한 시신에 대해서는 유족이 원하면 인도할 수 있지만 그런 시신은 현재 5구뿐”이라고 설명했다.
나 본부장은 이날 오후 무안국제공항에서의 브리핑에서 “시신들의 훼손 정도가 심해 DNA 검사를 수백 번 진행해야 한다”며 “검체를 채취하고 이를 배양하는 등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해 신원 확인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사본부 측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한 5구의 시신에 대해 검안을 마쳤으며 유족들에게 이들 시신을 인도할 계획이다.
나 본부장은 “최대한 선별해서 훼손이 덜한 시신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안하고 있고 검안이 완료된 분들에 대해 유족에게 통보하고 인도 의사를 물어볼 것”이라면서 “확실하게 인도 가능한 시점은 모든 DNA가 확실히 확인된 뒤”라고 했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장례 절차가 시작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한신 유족 대표단 대표는 “(당국에서) 인도 가능한 시신이 5구밖에 없다고 한다”며 “다음 주 수요일까지는 장례 절차는 할 수 없을 듯하다”고 했다.
이날 오후 기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망자 179명 중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141명이다. 수사본부 측은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희생자 38명에 대해 DNA 검사와 지문 등을 통해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