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어”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지 사흘째 되던 31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철조망에는 이 문구가 담긴 편지가 붙어 있었다. 이번 참사 희생자의 유족이 쓴 편지였다.
“우리 왔다”로 시작하는 이 편지에는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는 말이 담겼고 ‘형’이라는 한 글자가 편지의 끝을 맺었다. 편지 앞에는 김밥과 과자 등이 놓여 있었다.
이 외에도 사고 지점 인근의 철조망에는 술과 음료, 빵, 핫팩 등이 놓여 있었다. 유족과 추모객들이 희생자를 애도하며 놓고 간 물품들이었다.
철조망에는 추모객들이 희생자에게 남긴 편지들이 여럿 붙어 있었다. 한 추모객은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셨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너무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좋은 곳 가셔서 편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남기고 갔다.
항공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남기고 간 편지도 있었다. ‘한국교통대학교 비행훈련원 정비팀 일동’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안타까운 죽음, 평생 기억하겠습니다”라며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길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 옆에는 하얀 국화 두 송이가 놓여 있었다.